케빈 워시 연준의장이 던진 5가지 신호
‘말 적은 연준’ 예고
물가 안정 최우선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취임 후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제롬 파월 전 의장 시대와 다른 연준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의 첫 회의에서 △금리 전망 △소통 방식 △조직 운영 △시장 반응 △내부 합의 등 다섯 가지 변화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첫째는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점도표는 크게 달라졌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과 물가 압력이 커지자 연준 위원 9명이 올해 최소 한 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3월 점도표에서는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없었다. 시장 예상보다 연준의 반인플레이션 기조가 강해진 셈이다.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전 의장의 후임으로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의장을 원했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첫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물가가 수년간 연준 목표인 2%를 웃돌았다고 강조하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시장 지원보다 물가 안정이 우선순위로 올라왔다는 신호다.
셋째는 ‘말을 줄이는 연준’이다. 워시 의장은 정책 성명서를 4월 300단어 이상에서 132단어로 줄였다. 또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점도표에 내지 않았다. 시장이 가장 알고 싶어 한 질문, 즉 워시 의장이 경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이를 금리 결정으로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정책 제약 정도, 점도표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그 문제를 다룰 태스크포스가 있다”고 답했다.
넷째는 연준 운영 방식의 개편이다. 워시 의장은 소통, 대차대조표, 경제지표,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을 다룰 5개 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연준의 운영 방식이 여러 면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전 의장이 도입한 매 회의 후 기자회견도 바뀔 수 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을 “연준이 보낼 메시지가 있을 때 유용한 도구”라고 했다.
다섯째는 시장의 긴장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보다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자 채권과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단기 국채금리는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보였고, S&P500지수는 약 1.2% 하락했다. CME그룹이 집계한 선물시장 가격에 따르면 9월 회의까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전날 약 30%에서 회의 후 50%를 넘어섰다.
워시 의장은 첫 회의에서 내부 합의도 끌어냈다. 파월 전 의장의 마지막 회의에서는 4명이 서로 다른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짧아진 성명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또한 워시 의장이 지난해처럼 낮은 금리를 선호할 것이라는 기대는 첫 회의에서 크게 약해졌다. 그는 금리인하 신호를 주지 않았고, 연준 내부 전망도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새로 반영했다. 시장이 읽은 워시 체제의 첫인상은 ‘매파적 전환’이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