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규제완화 기대 … 산은 이전 긴장

2022-03-10 11:38:54 게재

김광수 회장, 플랫폼 경쟁력 강조 … 옵티머스 등 금융비리 사건 재수사 가능성 주목

은행권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즈음해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은행산업을 둘러싼 급변하는 환경에서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윤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중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관련 국책은행의 지방이전 문제가 현실화될 것인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 본부 전경. 사진 산업은행 제공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10일 윤 당선인에 바란다는 짧은 입장문을 통해 은행산업을 둘러산 낡은 규제를 혁신하는 데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은행업계는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선 은행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개인맞춤형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 범위를 확대해 금융과 비금융을 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은행도 가상자산이나 AI를 활용한 투자일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 자산관리 분야의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책은행의 지방이전도 태풍의 눈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동안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부산 온천천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부산에 산업은행 배치를 필두로 세계적인 투자 은행이 들어와 산업발전과 무역자금 공급을 할 수 있게 제대로 된 세계적 금융도시로 만들고 키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책은행 지방이전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심심찮게 나왔던 주제다. 해당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방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법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민주당 내 호남의원을 중심으로 전북 전주 등에 국책은행 본사를 이전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예전과 다르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노조는 최근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공식 지지하는 이유로 산은 이전에 대한 반대입장을 약속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새정부가 윤 당선인의 약속 이행 차원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의 이전 문제도 패키지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권 최대의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에서 터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건의 재수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건을 비롯해 일부 사모펀드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수사로 드러난 옵티머스 사건의 실체와 관련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대형 금융관련 비리사건의 경우 어떤식으로든 금융당국이나 권력 핵심층의 비호나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역대 금융비리 사건의 경험에서 나온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윤 당선인은 부산저축은행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사건의 주범들에 대한 비호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재명 후보의 추궁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검찰에 있으면서 금융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가장 단호하게 수사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각종 부동산 및 금융 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 노하우를 자신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면서 "옵티머스와 같은 수천억원대 금융비리 사건의 새로운 단서가 나올 경우 재수사가 불가피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금융권 전체가 다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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