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중시 국정 운영해야 협치"

2022-03-18 11:29:08 게재

'밀리면 진다' 인식 버리고

대통령 신뢰리더십 만들어야

여소야대 국면을 앞두고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등 협치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 내부의 불신구조를 깨기 위한 윤석열 당선인의 '새로운 리더십'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된다.

18일 미국정치를 전공하고 전 한국선거학회장을 역임한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일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왜 우리 정치가 신뢰를 잃었을까. 제도가 잘못돼서 이렇게 된 걸까 아니면 국회에 여야 간의 관계를 나쁘게 만들 수 있는 악법이 있었나"라며 "결국은 신뢰가 깨진 게 문제이고 신뢰를 연결해 줄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는 의회가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데서 이제는 권력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전환했다"면서 "대통령과 의회가 각각의 위치와 역할을 통해 민생이나 국정 목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과감하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면서 "자진해서 권위와 권력을 버리거나 내려놓고 야당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야당 상임위원들한테도 전화한다고 했는데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주도해야 한다"며 "그게 대통령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윤 당선인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둬 왔던 '0선'의 새 대통령이기 때문에 기존 문법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비공식, 비공개로 야당 의원이나 국민들과 식사하고 얘기하는 등 대통령 주도의 완전히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며 "성과 위주의 리더십이 아닌 과정과 존중의 리더십,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면 신뢰가 만들어지고 소통의 통로가 열리고 타협을 통한 협치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거대야당이 될 민주당의 인식 전환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여야관계가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협치를 통해 정치권 전체의 파이를 키워가는 과정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입법과 정책 추진이 여야뿐만 아니라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것이 '한국형 협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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