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경험 전혀 없는 행정안전부 장관
재난관리·지방행정 경력 전무
'정치인 배제방침' 지켰다지만 정치행보 이어온 사실상 정치인
윤석열 당선인은 13일 이상민 법무법인 김장리 대표변호사를 행안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판사 출신 법조인으로는 드물게 다양한 행정경험을 쌓아온 분"이라며 "국민권익 향상과 공공기관 청렴도, 공직사회 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헌신해 왔고, 명확한 원칙과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직인사와 행정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소개와는 달리 행안부 안팎에서는 행정경험이 전무한 법조인 출신 장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행안부 장관이 검·경 대립 상황에서 경찰을 지휘하는 자리이고, 정부부처 조직개편도 주관하는 정치적인 위치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재난관리를 총괄하고 지방행정도 주관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 장관이 내정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행안부 내부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한 간부공무원은 "재난과 지방행정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분이어서 차관과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인사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기대도 있다. 이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출범 때부터 정치행보를 이어왔고, 윤 당선인과는 대선과 인수위 과정을 모두 함께 했다. 이미 정치인인 셈이다. 윤 당선인의 고등학교·대학교 직속 후배라는 점도 눈에 띈다. 행안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가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많은데, 정치권 실세 장관이 오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외부 영향에서 벗어나 소신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보였다.
이 후보자는 전북 출신으로 윤 당선인과 같은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의힘 선대위 경제사회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도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대외협력특보 자리를 맡았다.
이 후보자는 1992년 서울형사지방법원 법관에 임용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인천지법 부천지원, 서울고등법원, 법원행정처 등을 두루 거쳤고 춘천지법 원주지원장과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2007년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율촌에 합류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처분 사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등 초대형 민사·특허 사건을 맡아 변호했다.
정치권에도 발을 깊이 담갔다. 이번 대선은 윤 당선인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이미 다양한 정치행보를 이어왔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과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는 정무분과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재풀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간 싱크탱크 '경제사회연구원'의 초대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윤 당선인이 말한 '행정경험'도 없지는 않다. 2015~2017년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담당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냈다. 박근혜정부 때 시작해 문재인정부 초기까지 이 자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