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으로 새길 여는 중소·벤처기업│⑤ 바베파파

'아이사랑' 으로 유기농 원료만 고집 … 해외시장 개척 본격

2022-04-20 10:52:19 게재

유아용품 수입으로 시작, 자체브랜드 갖춰 … 12개국 수출

독일 유기농인증 획득 … 특허물질 개발해 유해성분 대체

기업은 사람처럼 생로병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닥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야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한국경제는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정신으로 무장된 기업인들이 있었기에 성장해 왔다. 내일신문은 (사)밥일꿈과 함께 기업가정신으로 새길을 여는 중소·벤처기업 20곳을 발굴해 연재한다. 산업의 대전환 시기를 헤쳐 나가는 용기와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2009년 첫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 건강과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유아용품에 깊은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아빠의 마음이다. 아빠는 유해성분이 전혀 없는 세정제 세제 컵 빨대 등 유아용퓸을 찾아 나섰다.

조용문 바베파파사 대표가 지난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유아용세제 레드루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바베파파 제공

 


아이를 향한 아빠의 마음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먼저 해외 고급제품을 수입해 유통했다. 회사가 안정되자 직접 자체브랜드 제조에 뛰어들었다. 정말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모든 제품은 식물유래 성분과 유기농 원료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국내 업계 최초로 독일 화장품 인증기관에서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화학물질을 대체하기 위해 3년간 노력으로 천연 특허물질도 개발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탔다. '국민 빨대컵'으로 불리는 비박스, 아이 칫솔 '브리스틱'은 국내 유아용품시장에서 품목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제조한 유아용품을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직 규모는 미약하지만 이제 수출에도 본격 나섰다. 현재 직원 70명, 올해 매출 200억원을 목표한 회사로 성장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다둥이 아빠 조용문 바베파파(babepapa) 대표의 '아이 사랑' 발자취다.

◆원료 선정부터 꼼꼼히 따져 = 바베파파는 유아용품 전문기업이다. 레드루트(RedRoot, 유기농 아기세제) 아이와릴리프(iwa relief, 스킨케어) 비박스(bbox, 빨대컵) 푸치(putzi, 어린이 치약) 브리스틱(Bristik, 유아칫솔) 쪼비(살균소독기) 등 다양한 유아용품 브랜드를 국내에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이중 레드루트는 대표 브랜드다. '안전하고 건강한 세제를 만들자'는 의지를 갖고 기획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유아세제 분야에선 최초로 독일의 유기농 인증기관(BDIH)으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레드루트는 세제 유연제 젖병 세정제 등 6개 제품을 내놓았다.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조용문 대표는 "유아용세제는 장시간 피부에 닿는 의류를 세탁하는 제품이어서 성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원료 하나부터 유기농인지, 안전한지 깐깐하게 살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깨끗한 제조공장을 물색하려 전국을 돌아다녔다. 제품개발 의도를 잘 이해하는 제조사를 만나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제는 성분표시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바베파파는 레드루트에 식물유래성분과 유기농 성분을 정확하게 표시했다. 소비자에게 정직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옷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유연제 핵심물질인 4급 암모늄도 쓰지 않았다. 아이에게 자극과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주의물질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대신 3년간 시간을 투자해 '유산균 균주 특허물질'을 개발해 대체했다.

바베파파의 '아이사랑' 마음이 시장에서 통했다. 매출이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다. 판매망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 11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수출도 본격화했다. 현재 12개국을 2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첫 아이 태어난 해 창업 = 바베파파 경쟁력은 '아빠의 아이사랑'이다. 아이사랑은 최고 안전한 재료만 고집하게 했다. 급성장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끈 배경이다.

조 대표는 해외 호텔체인 재무팀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난 2009년 창업했다. 회사이름은 '도담아이'로 정했다. '도담도담'이라는 순우리나라 말에서 따왔다. 아무런 탈 없이 잘 자라는 아이를 바라는 부모 마음을 담았다.

그간 직장생활에서 모아 둔 5000만원으로 집 인근 상가지하에 사무실을 차렸다. 유아용품 수입유통을 시작했다. 호주 오가닉 브랜드인 '에코키드'를 수입해 판매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브랜드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후 호주 프랑스 스웨덴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제품과 브랜드의 국내 총판으로 확장했다.

2014년 바베파파를 새로 설립했다. 바베파파는 '아빠의 수염' '솜사탕'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바베파파는 자체 브랜드 제조와 온라인 판매가 주력이다. 안전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첫발을 내딛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유아용품 성분을 자세히 확인한다. 당시에 아기세제 제품은 많았지만 정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

바베파파는 자체브랜드 출시를 계기로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썼다. 조 대표는 1년에 6개월 정도를 해외에서 지낼 정도였다.

◆역경 극복하고 다시 해외로 = 하늘이 시샘한 걸까. 해외시장 개척에 정신없던 시기에 사고가 터졌다. 내부살림을 믿고 맡겼던 임원이 욕심을 부려 회사에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임원이 입사시킨 친인척, 지인들과 짜고 벌인 일이었다.

조 대표는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당장 해결이 어려웠다. 피해액이 너무 커 가슴이 시커멓게 탔다. 심한 스트레스로 공항장애가 왔다. 약을 먹은 지 3년이나 됐다. 피해 복구는 이제 마무리되는 상황이다.

"사고 발생 후 몇 년간은 술과 약으로 지냈다. 믿었던 이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 다행히 다시 좋은 분들을 만나 몸과 마음이 거의 회복됐다."

그는 다시 구두끈을 묶고 해외에 눈을 돌렸다.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벗어나면서 수출에 전념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 유야용품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계획이다.

조 대표는 자신했다.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은 세계인에게도 통할 거라고.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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