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또 공개충돌

2022-06-20 11:37:17 게재

공개회의 끝내려 하자 언쟁 격화

"특정인이 유출" "대표 스스로 유출"

2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공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비공개회의 내용이 유출된다는 점을 들어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이 반발했고 이 대표는 결국 자리를 박차고 떠나기까지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 비공개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고 안건 처리만 하도록 하겠으니 현안에 대해 말씀하실 내용이 있으면 공개발언 뒤에 붙여서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최고위 나가는 이준석 대표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최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임명, 혁신위원회 등과 관련해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앞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혁신위에 대해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해 표결하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도 "졸렬해 보일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배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단속해 당내 내부 논의를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슬아슬해 보이던 두 사람은 공개 회의가 종료되기 바로 직전 결국 폭발했다. 이 대표가 "공지한 대로 오늘 비공개 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배 최고위원은 "일방적으로 비공개 회의를 없애면 어떡하냐"고 항의했다. 이 대표는 "발언권을 통해서 말하라"고 저지했지만 배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스스로 유출하셨지 않냐"고 재차 항의했다. 이에 이 대표는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도 나와서 더 이상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재차 저지하자 배 최고위원은 "언론에 나가서 얘기한 사람이 누구냐"며 따졌고,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나서 중재하려 했지만 결국 이 대표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논의사항은 가급적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구성원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과 관련해 김용태 최고위원도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안철수 의원의 몫으로 추천된 최고위원 후보들에 대해 원칙적 차원에서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 부족과 합당정신 훼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힘과 국당이 합당함에 따라 국당 몫의 최고위원 추천된다면 상식적으로 국당 출신 주요 당직자나 원내 의원들 사이에서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합의를 거쳐야 마땅하다"면서 "그러나 안 의원이 추천한 인사의 면면 살펴보면 어떤 절차에 의해 최고위원후보로 추천됐는지 쉽게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합당한 것이지 안철수 의원 개인과 합당한 게 아니다"라면서 "반드시 일정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과거 국당 인사들 의견 모아 새로운 인사 추천하는 게 절차적 정당성에 부합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합당정신에도 어긋난다"면서 "나. 국당 몫 최고위원 2명 합의한 것은 당시 소수당이었던 국당 당원분들 합당 후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국민의당 출신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고위원들은 당원의 선택을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최고의사결정기구"라면서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힘 당인으로서 최고위원들의 의견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와 안 의원은 관련해 주말 공방전을 주고받았다. 19일 먼저 포문을 연 안철수 의원은 의원실 명의 보도자료에 지난 4월 18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합의서를 첨부한 뒤 "국민의당은 합당 합의 내용에 따라 국민의당 추천 몫으로 최고위원 2인을 추천했다"며 "추천 명단에 대해 추후 심의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합당 협상 중 국민의당의 인사 추천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측 인사 중 현역 의원인 모 의원이 지도부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당내 반대가 많아서 명단에 대해서 심사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합당 협상 내내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도 재반박에 나섰다. 이날 오후 추가 입장문을 내고 "합당 협상 과정에서 최고위원 추천 인사에 대해 심사할 수 있다는 점이 쟁점화돼 논의된 바 없다"며 "만일 심사 여부가 쟁점이었으면 이에 대해서 다른 공천 현안처럼 협상안에 기재했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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