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급매물 감소세, 대출완화 효과
2023-02-15 10:58:35 게재
특례보금자리론 10조원
다주택자 대출규제 해소
15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2월 들어 특례보금자리론을 쓴 거래가 1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중 가장 효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출시 9일 만에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은 10조원이 넘었고, 신청자 절반이 30대였다. 용도별로는 대환 목적이 60%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 폭등기에 '영끌'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샀던 30대들이 이자 부담 때문에 급매로 집을 내놓다가 특례보금자리론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해석된다.
3월부터 다주택자들도 규제지역 안에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는 것도 급매가 감소하는 것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역전세난으로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던 것이 이제 대출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하 모씨는 "강남지역에 급매물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급매로 팔지 않아도 자금을 빌려 전세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고,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한도가 폐지되는 것도 급매 감소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급매 감소가 아파트 거래가격 하락세를 멈춰 세우지는 못했다. 다만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급락세가 이어졌던 지역에서 일부 거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1월 거래량은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73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은 송파구(113건) 노원구(104건) 강동구(101건)에서 매매가 늘었다. 아파트 가격이 급락한 지역들이다.
시세 대비 20%까지 낮은 가격으로 내놓던 급매가 줄면서 무주택자들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매도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다려왔지만 급매물이 감소하면서 매수시점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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