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방문판매시장' 지각변동 오나
방판도 온라인가능 '디지털전환' 판가름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첫 시범운영 선두권 탈환 도전 … 신흥강자 리만코리아·전통강자 LG생건 응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 기준 3위였던 대구 화장품업체 리만코리아가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불과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LG생활건강은 1위자리를 내줬다. 아모레퍼시픽은 양강구도에서 탈락하며 3위로 쳐졌다. 2021년말 리만코리아 대리점은 3770개, 판매원은 59만350명에 달한다. 후원 방판 매출액은 7154억원이다. 대리점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보다 8배 가까이 많다. 이 기간 후원 방판매출은 LG생활건강 6168억원, 아모레퍼시픽 5987억원이다.
후원 방판은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만 판매원과 판매원의 하위직 판매원 실적에만 후원수당이 지급되는 판매형태다. 주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등을 취급한다. 판매원수나 취급품목을 고려할 때 이대로라면 리만코리아 독주가 길어질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방판도 온라인에서 판매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방판 판매원이 온라인몰이나 인터넷방송에서 화장품을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선두권 탈환을 노리는 아모레퍼시픽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방판체계 디지털전환에 나섰다. 방판시장에 또 한번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뉴커머스(방문판매) 채널 카운셀러(판매원)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커머스몰(온라인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달 21일자로 개정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는 '후원방문판매의 방식에 방문뿐만 아니라 후원방문판매업자 등이 개설·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한 전자거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면서 "법률 개정에 따라 카운셀러도 온라인을 통해 판매가 가능하도록 4월 중 커머스몰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머스몰에선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 홀리추얼 바이탈뷰티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비대면 방식으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2040 세대를 겨냥 새로운 회원 체계 기반 디지털 사업모델도 추가할 계획이다.
카운셀러 영업 방식도 바뀐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 방식뿐만 아니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디지털 영업으로 온라인상에서 고객의 피부 고민을 파악하고 맞춤 샘플을 제공하는 등 옴니(모든 방식) 카운셀러를 추구한다.
또 한가지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카운셀러 유입이 증가하고 있어 2040 카운셀러 육성을 위한 '뉴아이콘 프로젝트'도 벌이고 있다. 뉴아이콘 프로젝트는 현재 250명 카운셀러가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세미나를 시작으로 SNS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온라인유명인) 역할을 맡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고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옴니 카운셀러 육성과 뉴아이콘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뉴커머스 채널로 거듭날 것"이라며 "2만2000명 아모레 카운셀러 역량에 디지털을 더해 경쟁력 있는 뉴커머스 채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리점 조직과 품질에 더 집중하고 있는 리만코리아와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 도전에 어떻게 응전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