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창업 지원공간

"출판문화 진흥하는 플랫폼P, 이어지길"

2023-06-01 11:43:09 게재

출판사·작가·디자이너 협업하며 하나의 생태계 꾸려 … 마포구 "마포구민 복리증진 필요"

[인터뷰] 플랫폼P입주사협의회 조현익 대표, 이다혜 작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조현익 플랫폼P입주사협의회 대표 : 2019년부터 '스튜디오 하프-보틀'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한다. 외주작업을 하면서 1년에 1~2권 정도 출판 기획을 해서 책으로 펴낸다. 2020년 플랫폼P가 시작했을 때부터 입주했다.

이다혜 작가 : 프리랜서 작가이자 기획자로 일하며 프리랜서들의 이야기를 담는 잡지 '프리낫프리'를 펴내고 있다. 출판 중심으로 외주작업을 하고 다른 작가들과 수익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같이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하는 박초롱 작가의 소개로 2021년 입주했다.

조현익 플랫폼P입주사협의회 대표(왼쪽), 이다혜 작가. 사진 이의종

 

■입주하기가 어렵다고 들었다.

이다혜 : 입주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 주변에 출판 분야에서 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들 관심을 보였다. 박 작가가 여기에 먼저 입주해서 지켜보게 됐는데 좋은 프로그램이 너무 많았다. 이 안에서 협업이 이뤄지고 좋은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조현익 : 입주사 선발을 할 때 출판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번역가 에니메이션회사 등 다양한 직종을 선발한다. 출판의 범위를 최대한 넓게 잡아 지원을 한다. 그렇다 보니 이 안에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협업이 가능해진다.

■어떤 지원을 받았나.

이다혜 : 1인 창작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실험할 수 있는 터가 필요하다. 이곳에서는 텀블벅 펀딩을 지원해준다. 작가들이 텀블벅을 통해 작업들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후원을 받고자 할 때 추가 지원을 해준다. 회의실 대관도 매우 저렴하다. 이곳에서 대관을 해서 '프리랜서 생존키트'라는 프로그램을 진행을 했고 온·오프라인으로 300여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소상공인 대상 여러 지원사업이 많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서류 작성이 쉽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데 상세히 알려준다. 여러 지원사업에 대해 메일도 보내준다.

조현익 : 처음 시작하는 출판 관련 회사나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출판창업 지원 공간이 없다 보니 더욱 창작자들의 관심이 높다.

출판 지원 공간에 참여하고 싶은 기업이나 단체들이 많이 방문한다. 제지회사들은 새로 나온 종이를 소개하고 관련 강연이 열린다. 종이샘플책도 원래 구매해야 하는데 이곳엔 전부 비치돼있다. 전자책 만들기나 오디오북 강연 등도 마련됐다. 해외 활동을 하는 작가 초청 강의나 국제 심포지엄 등을 열어 교류도 가능하다.

이다혜 : 지난해 입주사들과 함께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했다. 이곳에 입주하기 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하려고 했다가 문턱이 높아서 포기했는데 이곳에선 가능했다.

■책축제 '마포책소동'을 열었고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들었다.

조현익 :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아무래도 이곳에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다. 2층 라운지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또 이곳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다혜 : 입주사는 물론 동네책방들도 함께 참여하는 등 마포구 책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의 축제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1000여명이 함께했다.

서울국제도서전 하루 매출보다 더 많이 팔렸다는 입주사가 있다. 보통 책축제는 와서 둘러보고 떠나게 마련인데 이번에 함께 한 독자들은 이 공간에 머물며 전시된 책에 관심을 가졌다. 전시된 책들은 입주사들의 작품들이어서 굉장히 뭉클했다.

■지난달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현익 : 마포구가 올해부터 이곳 운영사와의 위탁계약을 3개월, 9개월 단위로 쪼개며 운영을 불안하게 하고, 올해 신규 입주사 선발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

게다가 전국 출판인을 마포로 끌어오려고 만든 센터인데 '사업자 대표가 마포구민이 아니면 나가라'고 하니 '이곳을 없애려고 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관련 활동을 하게 됐다. 3월 첫 회의에 52개 입주사 중 40여개 입주사가 함께했다.

지역의 출판문화산업에 대한 굳건한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에서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언론노조출판분과 등과 협력했다. 또 지역의 정의당 녹색당 등도 함께했다.

향후 권익위에 행정소송 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 마포구가 출판 진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출판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

이다혜 : 입주사 중 19곳은 1기 입주사로 지금 논란과 무관하게 7월까지만 이곳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2기 입주사는 2년 입주 후 1년 연장 신청을 한 상태다. 만약 마포구민만 입주할 수 있다면 남을 수 있는 입주사는 거의 없다. 신규 입주사를 받지 않고 2기 입주사도 연장되는 곳이 거의 없으면 이곳은 공동화될 우려가 있다.

마포구는 출판의 도시다. 출판문화를 만들어온 개인들의 노력이 마포를 출판의 도시로 만들었다. 그 정체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포구에서 일을 하고 이곳에 살게 된다.

사실 1기 입주사는 이번 논란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이곳을 떠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활동을 하는 이유는 출판문화를 진흥하는 거점이 되는 이 공간이 사라지면 출판문화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공통의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 마포구는 플랫폼P 2층 라운지 공간에 한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일자리센터로 변경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 3층 공간에 대해서는 예비출판인 혹은 출판 분야에서 활동하는 마포구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기부채납받은 건물의 2층과 3층을 플랫폼P가 활용하고 있으며 연간 구비 10억원의 예산이 든다"면서 "마포구청장은 마포구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정책을 펴야 하는데 이곳에는 마포구 출판인이 30%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2층 일부 공간에 청년창업 지원을 받는 청년들이 입주했으며 3층은 마포구민인 출판인들이 이용하게 할 것"이라면서 "3층 신규 입주사에 대해서는 2기 입주사들의 연장 여부가 확정되면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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