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제재심 내달 2일 재개…홈플러스 지원에 영향 미치나
금감원, RCPS 등 쟁점 법리 검토 마쳐
회생계획 인가 시한 하루 앞두고 개최
수습 노력도 제재 수위 결정 변수로
금융당국이 MBK파트너스에 대한 제재 논의를 내달 2일 재개한다. 올해 1월 두 차례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법리 검토 등을 위해 심의를 보류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제재심 개최일이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시한(7월 3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MBK의 회생 지원 노력과 투자자 피해 수습 방안이 향후 제재 수위 결정 과정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적으로는 거의 다 준비된 상태고 7월 초 제재심을 여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추가 법리 검토를 마무리한 가운데 제재심 개최를 위한 위원 일정 조율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부 위원이 교체되면서 기존 심의에 참여했던 위원들의 일정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는 내달 2일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MBK파트너스에 대해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지한 뒤 올해 초 제재심 절차에 착수했다. 이후 1월 두 차례 제재심이 열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추가 법리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을 보류했던 것은 위법성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상환전환우선주(RCPS) 포기 문제 등을 포함해 판례와 법리를 보다 정교하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RCPS(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 및 상환권 포기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RCP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함께 가진 증권이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리테일투자는 홈플러스와 RCPS 발행 조건을 변경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RCPS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하면서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낮췄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RCPS 투자자들의 상환권이 약화되면서 국민연금 등 LP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고, 결과적으로 투자자 이익이 침해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제재심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은 RCPS 조건 변경 및 상환권 포기 과정이 국민연금 등 LP의 이익 침해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또 이를 MBK파트너스의 제재 사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진 원장은 “늦춰진 이유는 법리적 부분을 검토하는 것도 있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내달 제재심 재개와 관련해서는 “(기업)회생과 관련된 이슈가 있어서 판단을 더 늦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내달 3일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을 앞두고 있다. 회생과 추가 연장, 청산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이행을 위해서는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먼저 책임 있는 자금 투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이 자금 지원과 경영 책임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감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제재심을 재개하면서 MBK파트너스의 사태 수습 노력도 향후 제재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달 2일 열리는 제재심에서는 금감원이 그동안 진행한 추가 법리 검토 결과에 대한 설명과 위원들의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날 곧바로 결론이 내려지기보다는 추가 심의를 거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 MBK의 지원 방안도 함께 고려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사후 수습 노력과 위법성 판단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이 통상 피해 회복 노력과 시정 조치, 투자자 보호를 위한 후속 대응 등을 제재 양정 과정에서 참작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제재심 일정이 MBK파트너스의 회생 지원 행보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이행과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