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00’ 성과에서 부담으로…민주당 부작용 우려

2026-06-23 13:00:06 게재

주가 급등 후 ‘유지’ 부담

2030세대 박탈감 확대

당정, 자금역류 차단 나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주가 9000포인트’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보이는 성과인 주가 상승 현상은 처음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상화 과정과 새로운 정부의 제도적 성과로 평가됐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너무 빠르게 올라 9000포인트에 이르면서, 오히려 ‘유지해야만 하는 짐’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주가 급등이 자산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상대적 박탈감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을 생산적인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는 ‘머니 무브’ 정책이 의외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취임 초기 2700포인트대였던 코스피지수는 1년여 만에 9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재명정부 공약은 ‘코스피 5000시대’였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23일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주가 상승은 이재명정부의 성과로 평가됐는데, 지금은 양극화나 박탈감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빚내서 투자하는 2030 청년층에게는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악재로 작용할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어렵게 취업한 청년들도 월세 내고 식비 쓰면 통장에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이들에게 코스피 9000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며 “오히려 박탈감과 절망만 더 커지는 소식”이라고 했다. 고 의원은 “코스피가 하늘을 찌를수록 2030의 자산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게 당신들이 말한 공정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구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이 쌓인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코스피 급등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지난 8일 유럽 순방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조심스러워서 주가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며 “(주가 상승) 그럴 때마다 걱정이 있다”고 했다. 이어 “주식시장 양극화도 사실 심각한 자산 양극화를 부른다. 문제다. 걱정이다”라며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식시장 상장기업들이) 다 한꺼번에 성장하면 좋겠는데, 잘 안 되지 않나”라고도 했다. 오기형 민주당 K-자본시장 특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해 코스피가 5000을 넘어 상승하는 주된 동력은 AI 시대 반도체 슈퍼사이클 실적”이라며 “정책 관심사는 반도체 이외의 다양한 혁신기업의 성장이고, 또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전략과 구조개혁”이라고 했다. 이어 “더불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과 제도도 계속 논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와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주가지수가 경제 성과의 지표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자금 흐름을 차단하려는 이유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과급과 임금 인상, 수출 대금 유입 등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언급하면서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공식 논평을 통해 “무역 흑자와 성과급 등으로 유입될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과열을 조장한다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부동산 투자 움직임을 잡으려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세금에 의한 부동산 정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 그동안 확인된 경험”이라며 “아무리 급해도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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