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협회 회장을 만나다│인터뷰 -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장

"도서관, 사회적 과제 해결할 수 있는 기반"

2023-10-12 10:42:49 게재

AI 디지털 혁신·ESG·K-도서관 브랜딩에 집중 … 지적자유 침해 대응 가이드라인 준비

■협회장 선거 때 '성장하는 도서관, 춤추는 이용자, 빛나는 사서'를 기치로 내걸었는데 인상적이었다.

도서관은 시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능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서가 추천한 책을 여러 시민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며 묻고 듣고 경험한다. 그렇게 창의하고 연구하고 만들고 놀고 노래하며 춤추는 사람들에 의해 공동체 도서관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런 시민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빛나는 사서가 있는 것, 그게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도서관의 모습이다. 이같은 도서관들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도록 활동하는 협회가 되고자 한다.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장│충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한국문헌정보학회 회장/국립중앙도서관 국가문헌보존관 건립자문위원회 위원. 사진 이의종

■협회 내 기존 위원회에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위원회, 도서관 ESG 위원회 등을 신설했다.

우선, 우리 정부를 포함해 전세계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일 중요한 문제가 인구감소 환경 지역소멸 초고령사회 등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 도서관 ESG 위원회다. 올해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서 서울도서관이 친환경도서관상 3위를 수상했다. 환경 관련 국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자 한다.

AI 디지털 혁신위원회는 챗GPT, 디지털 전환 대응 연구를 하고 정책을 개발하려고 한다. 특히, 도서관 관련 AI 로봇 등과 관련 기업, 연구원 등이 참여해 기술을 직접 이용하는 도서관과 소통하며 이용자 친화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I 윤리선언을 발표하고 일반 시민들의 AI 리터러시가 향상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모든 위원회엔 30~40대 사서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미래 도서관계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신설된 K-라이브러리 홍보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나.

우리나라 도서관의 우수하고 뛰어난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을 K-라이브러리로 브랜딩해서 K-컬처의 허브로 국제화하고자 하는 목표로 시작했다. 우선, 건축 분야에서 우수한 도서관들을 선정해 협회가 한국도서관건축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최근엔 많은 도서관들이 공간과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새롭게 하는 재건립을 한다. 이에도 관심을 두고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향후 우리 도서관의 서비스 등이 세계 표준으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협회 발전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들었다.

중앙 정부 차원의 3차 도서관종합발전계획이 올해 끝나고 다음해부터 4차 계획이 시작이다. 이에 맞춰서 협회 5개년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다. 협회 핵심 과제 및 목표, 대내외 환경 변화 진단, 협회 조직과 예산 분석, 협회 고유 사업 목적 확대 및 활성화 방안, 도서관 관련법 분석 등 7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중장기 재정 건전성 및 회원 확대 방안, 우수한 인재에 대한 회장 초빙 방안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현장의 젊고 유능한 사서가 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하다가 나온 방안 중 하나가 상근직 혹은 급여 제도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회원들의 의견이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협회 재정 건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관련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도서관에서 성교육 관련 책을 열람 제한 해달라는 악성 민원이 있었다. 지적 자유와 관련된다.

도서관은 특정 책을 읽으라고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특정 책을 읽거나 읽지 않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제3자가 특정 책에 대해 '읽어라' 혹은 '읽지 말아라'라고 하는 것은 지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지적자유위원회를 중심으로 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들은 악성 민원으로 나타난다. 이에 관련 사례를 조사하고 공공도서관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한편 다른 현안들도 있다. 현 도서관법에 공공도서관장은 사서직이어야 하지만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 그런데 다음해부터는 도서관 등록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도서관법을 지킨 도서관만 등록이 가능해진다. 이는 공공도서관 현장에 큰 변화를 줄 것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관련 활동을 하고자 한다.

■18일부터 3일 동안 제주도에서 제60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린다.

'발전의 60년, 함께하는 도서관의 미래'를 주제로 도서관 현장과 문헌정보학계, 연구소, 산업계,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준비하고 있다.

도서관 분야 관련 로봇 AI 등 첨단 전시회를 열고 도서관 현장의 사서들이 이끌어가는 콘퍼런스, 학술대회, 포스터 세션이 열린다. 우리나라 문헌정보학 분야를 대표하는 4개 학회인 한국문헌정보학회 한국도서관·정보학회 한국정보관리학회 한국비블리아학회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2023 공동추계학술대회도 함께 한다.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꼭 필요하고 시급한 일 중 하나가 회원 확장이다. 협회 회원 수는 도서관과 사서, 즉 단체 회원과 개인 회원을 합해 3200여명이 정도다. 개인 회원 중심으로 5000명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협회는 집 앞에 있는 텃밭과 같다. 물을 주고 나무를 심어야 그 텃밭에서 사과나무가 자란다.

또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에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가 더 확산돼야 한다. 도서관은 환경, 인구감소, 외로움 등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다. 도서관 정책을 잘 펴면 시민들이 문화와 지식정보의 소양을 쌓을 수 있다.

그런데 다음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련 예산이 줄었다. 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사업은 관련 비슷한 사업과 통합됐고 전체적으로 20억원이 삭감됐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폐지된다. 병사들의 월급은 올려주지만 책을 읽고 토론하는 코칭 프로그램은 폐지하는 거다. 이런 사업들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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