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생태계 활력' 갈수록 하락 … 작년 3분기부터 내리막
투자재원·회수여건·투자실적 모두 악화 … 4월 정부 대책에도 '찬바람'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가 갈수록 활력을 잃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자금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의 투자비중이 늘기는 했지만 개인과 일반법인 비중은 감소했다. 신규 투자를 위한 조합결성은 전년 대비 30% 넘게 줄었다.
28일 한국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DB벤처지수는 382.4로 전년 같은 분기(521.9) 대비 26.7%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KDB 벤처지수는 블룸버그가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력도를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US 스타트업 바로미터'를 벤치마킹해 만든 지표다. 혁신 벤처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충분한 투자재원이 시장에 조성되고 있는지, 신규투자가 얼마나 활발한지, 회수여건은 안정적인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반영된다.
KDB벤처지수는 △투자재원지수 △투자실적지수 △회수여건지수로 구성되는데 모든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신규 투자조합 결성수와 결성금액 등을 반영한 투자재원지수는 지난해 3분기 806.9에서 올해 3분기 560.7로 30.5% 하락했다. 신규 투자기업수와 투자금액 등을 반영한 투자실적지수는 지난해 3분기 574.6에서 올해 3분기 418.8로 27.1% 줄었다.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수와 시가총액을 토대로 산출하는 회수여건지수도 지난해 3분기 262.1에서 올해 3분기 215.4로 17.8% 하락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벤처캐피털(VC) 등이 펀드 결성 후 소진하지 못했던 자금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신규투자금액이 증가해 KDB벤처지수의 분기 하락율은 감소했다. 2분기 8.9% 감소에서 3분기 2.5% 감소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KDB연구소는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모습이나, 고금리·고물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그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벤처투자를 위해 신규 결정된 조합은 184개로 총 약정금은 4조1129억원이다. 지난해 9월까지 신규 조합수가 278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3.8% 감소한 것이다. 약정금은 전년 동기(7조2275억원) 대비 43% 줄었다.
신규조합의 조합원 구성비는 금융기관 30.2%, 일반법인 16.5%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은 5.4%p 증가한 반면 일반법인은 2.3%p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조합원 비중은 지난해 15.3%에서 올해 6.7%로 급감했다. 다만 연금·공제회(8.0→9.6%), 정책금융기관(4.0→8.7%), 성장금융(4.0→8.7%) 비중은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4월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들이 투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책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벤처·스타트업 성장단계별 지원에 10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분기별 투자 현황을 보면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1분기 투자규모는 9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 감소했다. 2분기 1조3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1% 줄기는 했지만 1분기보다는 감소폭을 줄였다. 3분기 투자규모는 1조4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해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9월말까지 올해 신규 투자 규모는 1735개사에 3조6952억원으로 전년 동기(1963개사, 5조4372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금융기관 등의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을 보면 ICT서비스가 26.8%로 가장 높고 바이오·의료 17% 순으로 나타났다. ICT서비스 비중은 지난해 대비 8.0%p 줄었고, 바이오·의료는 0.7%p 늘었다. 유통·서비스 분야는 지난해 19.4%에서 올해 12.2%로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전기·기계·장비는 6.1%에서 12.1%로 증가했고, 영상·공연·음반은 6.8%에서 8.5%로 비중이 소폭 늘었다.
창업투자회사는 240개사로 지난해 보다 9개 증가했지만, 올해 신규등록은 13개로 지난해 42개 보다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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