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배재현(투자총괄대표) 재판, 수사기록 접근 '공방'

2023-12-13 11:16:35 게재

"증거 은닉" vs "재판 진행 불가"

배측 "무리한 사법 잣대" 혐의 부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첫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사건 기록 접근을 놓고 검찰과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으로 열람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고 배 대표측은 재판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항의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시세조종' 혐의 1심 첫 재판에서 배 대표측 변호인은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법 수단이 개입된 적이 전혀 없다"며 "경쟁적인 인수합병(M&A)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시장 상황에 검찰이 무리한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배 대표측은 "검찰이 주요 수사기록과 증거 목록 열람 등사(복사)를 못 하게 해 깜깜이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간 구금 중인 피고인이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증거목록상 진술증거가 3개밖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카카오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시세조종 범죄이므로 관여한 당사자도 많고 수사 중인 피의자도 많아 제출하지 못한 증거도 있다"며 "참고인들이 조직적으로 휴대폰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사실상 증거 은닉 행태를 보이고 있어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맞받았다. 수사기록 접근 공방은 배 대표를 먼저 기소한 검찰이 후속 수사를 계속하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 10월 배 대표와 강호중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전략투자부문장을 송치받고 지난달 15일에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각자 대표, 법무법인 변호사 2명도 기소의견으로 넘겨받았다.

검찰은 이중 구속 중인 배 대표와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만을 지난달 13일 먼저 재판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2일 성남시 카카오 본사 투자실과 카카오엔터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기존 시세조종 혐의 외에 카카오가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 인수한 배임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배임 혐의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사안"이라며 "김 센터장 소환은 적절한 시점에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센터장과 배 대표 등은 하이브의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식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보다 높게 주가를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올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4일간 553회에 걸쳐 공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검찰은 매수회수를 409회로 했다가 공소장에는 553회로 수정·보완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해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관련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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