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내가 하는 연구로 산림현장 1만명에 편익"
산림·임업에 영향력 있는 연구과제 선정
2024년에 산림과학정보기술 플랫폼 구축
최근 구조용 파티클보드(목재를 조각내 접착제로 붙여 만든 자재) 제조에 관한 국가 기술력을 확보했다. 수입 OSB를 국산 구조용 파티클보드로 100% 대체할 경우 자재비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연 1000억원 이상 외화 소비를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 파티클보드 국유 특허는 동화기업으로 기술이전돼 내년에 201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한국목조건축협회 협력으로 13동, GS건설 자이가이스트 모듈러주택 1동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우수 연구과제로 개발된 것이다. 이 민 산림과학원 박사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구한 이 과제를 통해 목질판상재의 성능개선과 새로운 벽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소형목조주택 원재료의 국산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지금 산림과학원에서 진행하는 이같은 연구과제들은 모두 국민 실생활과 임업인의 소득증진을 위한 밑작업"이라고 말했다.
2월 취임한 배 원장은 지금까지 영향력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배 원장은 "외부사람들 만날 때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좋은 연구로 존중받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더 영향력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을 8일 서울 홍릉 산림과학원에서 만났다.
■취임한지 1년이 가까이 됐다. 영향력 있는 연구를 강조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국가 산림정책 연구조직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영향력 있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과학원 내부에는 연구사업 관리규정이 있다. 이를 전부 개정해 내년부터 실행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설계를 강화한 점이다. 19개 신규과제를 정했는데 책임자들이 힘들었다.
■영향력 있는 연구과제를 정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내가 하는 연구로 인해 100명이 편익을 봤다면 앞으로 1만명이 편익을 볼 수 있는 연구과제를 정했다. 이것이 영향력 있는 연구라고 본다. 특히 산림임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착화형 성형탄을 많이 사용하는데 암을 발현시킬 우려가 있어 이를 대체할 수단을 찾는 연구나 가로수 가지치기 형태를 잘 만들어주는 연구, 송이 재배하는 곳에 산불이 나면 피해가 큰데 송이 접종묘를 만드는 연구 등이다.
■안전문제가 화두다. 산림분야도 재난과 안전에 연구를 집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적인 산림재난 관리기술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산불 위험예보와 동시 대형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지능형 진화헬기 운영을 산불확산예측시스템에 탑재한다. 산사태 대응을 위해 부처간 흩어져 있는 비탈면 정보를 통합해 산사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정교한 위험예측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목조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직 자재를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기술적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할 연구과제가 있나.
목조건축은 탄소저장고인 목재를 장기간 대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 목조건축 착공 수는 전체 건축 착공 수의 1% 수준으로 그마저도 수입 목재를 사용한 소형 목조주택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재 대체용 국산 공학목재 개발, 목조주택 층간소음 해결 기술, 구조부재 접합기술 등을 개발했다. 목조건축 구조설계 기준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산불이 대형화하면서 피해지가 늘어나고 있다. 동해안 소나무 군락지에 피해가 큰데 소나무 중심 조림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선 후기 산림정책은 소나무를 중심에 놓았다. 소나무는 보존하고 다른 나무를 베어냈다. 소나무가 으뜸이고 친근한 나무로 강조됐다. 지금도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1991년부터 2023년까지 줄곧 소나무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선호도 비율을 보면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는 인식이 10% 이상 낮아졌다. 대형 산불 원인으로 소나무숲이 지목되고 재선충병 발생으로 소나무에 대한 안좋은 소식이 자주 노출된 까닭이다. 산림과학원은 소나무림 보전관리 전략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소나무보존지역의 공간정보를 구축해 소나무림 현황과 특성을 파악해 관리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산불과 연관성을 떠나 우리나라 소나무 조림 정책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남은 1년여 임기동안 숙원과제가 있다면
연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1차 조직개편을 했다. 내년에는 2차 개편을 통해 완결성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은 산림과학원 개원 75주년이다. 산림과학기술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하려고 한다. 영향력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 연구 세부 실행계획을 내년부터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