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이냐, 야당심판이냐, 정치심판이냐
22대 총선, 유권자 선택은 무엇?
제3당 깃발 신당 파괴력도 관심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심판론'을 내세운 것. 대통령 임기 중 실시된 역대 총선은 '정권심판 대 국정안정' 구도로 실시됐다. 창 대 방패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여권은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 대 야당심판' 구도로 치르길 원하는 눈치다. 창 대 창 대결이다. 여기에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는 제3당이 뛰어들었다. '정치심판' 구도까지 더해진 모양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역대 총선은 '창 대 방패' 대결이었지만 올해는 '정권심판 대 야당심판 대 정치심판'이란 창들의 대결이 됐다. 유권자가 어느 심판론에 더 호응할 것인가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국정실패 2년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심도 정권심판론에 무게를 싣는다. 언론사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권 견제 대 정권 지원'으로 질문하면 '정권 견제' 응답이 10%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지난해 30%대(한국갤럽,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머문 상황도 정권심판론이 득세할 것이란 전망을 낳는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제1야당이 사법리스크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정권심판론을 담아낼 그릇으로 인정 받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한동훈 비대위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와 혁신 공천에 성공한다면 정권심판론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
여권은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하자"고 주장한다. 야당심판론이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 흐름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막상 여야 중 누굴 찍을지 물으면 비슷하게 나왔다. 조선일보-TV조선 조사(케이스탯리서치, 12월 30∼31일)에서 총선 지지정당을 묻자, 국민의힘 33%·민주당 33%로 나타났다. 여권 못지 않게 야당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야당심판론도 변수는 있다. 여야 어느쪽에도 쏠리지 않은 중도층이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대목이다. 한국갤럽 2023년 조사에서 중도층의 윤 대통령 지지도는 20%대에 그쳤다. 평균에도 못 미친 수치다. 보수층만으론 야당심판론이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86세대 정치인들이 '혁신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제3당 깃발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못난이 경쟁을 일삼는 정치권을 심판하자"고 주장한다. 전국지표조사(12월 18∼20일)에서 '신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윤 센터장은 "신당이 내세운 지향과 가치에 대중이 호응하는 가운데 1·2당이 공천잡음을 일으키고 구태를 반복한다면 신당이 1·2당을 위협하는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