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비소세포폐암 신약)', 글로벌 협력으로 블록버스터 앞둬

2024-01-23 14:18:27 게재

연구개발 개방형혁신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렉라자'가 글로벌 협력으로 세계적 블록버스터로 떠오르고 있다.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과 회사의 성장'을 기본적인 전략으로 추진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사례의 하나로 평가된다.

신약개발 연구활동 중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 사진 유한양행 제공


신약개발 과정에는 10년 넘는 개발시간과 10억달러 안팎의 개발비용, 그리고 수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국내제약사가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개방형혁신인 오픈이노베이션이 떠올랐다. 개방형혁신은 신약개발과 상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를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글로벌파마, 대기업, 바이오벤처, 대학, 연구소, 병원 등과 협력해 극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써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최종 성공률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과 상업화의 혁신방법이다.

국내 개방형혁신의 좋은 사례로 평가되는 유한양행의 '렉라자' 경우를 보자.

23일 윤태진 유한양행 전략실장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제노스코에서 개발한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TKI 물질을 2015년 7월 기술도입 계약을 통해 개발권리를 확보하고 전임상개발과 공정개발을 진행했다. 제노스크는 본인들이 잘하는 초기 물질개발에 집중하고 유한양행은 경쟁력있는 후보물질을 빠르게 확보해 초기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신속하게 초기임상까지 내부역량을 총동원해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을 높였다.

이후 유한양행은 글로벌 허가와 판매를 위해 글로벌임상 경험과 역량을 충분히 갖춘 파트너가 필요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최종 얀센바이오텍이 정해졌다.

렉라자는 이렇게 2015년 오스코텍의 미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 시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다시 얀센에 기술수출, 이어 31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전형적인 개방형혁신 사례가 됐다.

렉라자는 지난해 6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변경 허가를 받았다. 올해 1월부터는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크게 높여 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에 폐암치료제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을 약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얀센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 자사의 이중항체 신약 '리브레반트'와 유한양행 '렉자자' 병용요법을 폐암1차치료제로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글로벌 국산 신약 탄생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이번 허가 신청은 이들 치료제를 폐암환자에게 투여한 마리포사 3상임상시험을 토대로 이뤄졌다. 얀센은 EGFR 변이환자 1차치료에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을 연구하는 마리포사 임상 3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지난해 10월 유럽종양학회에서 공개했다.

병용요법 평가에서 렉라자-리브레반트 투여군이 생존기간 중간값이 23.7개월로 기존 치료제 타그리소 투여군 16.6개월보다 효과가 좋았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도 30% 낮췄다. 얀센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병용요법으로 향후 연간 매출 7조원 이상 달성할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혁신신약 렉라자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시키고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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