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기반차량 잠재력 다시 부상

2024-02-07 00:00:00 게재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 기술발전 및 공유경제 부활 용도따라 맞춤형으로 제작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 잠재력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7일 ‘PBV, 머지않은 성장 변곡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 우버 등의 성장으로 PBV 시장이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유경제가 후퇴하면서 관심이 식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를 활용한 PBV의 경제성을 높일 여러 기술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공유경제도 부활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개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PBV는 사용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제작돼 승객 또는 화물을 운송하는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구급차 캠핑카 푸드트럭 등 차별화된 실내 공간을 구현한 차량처럼 수송 외 추가적인 기능에 맞춰 공간이 설계된 차량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PBV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의 경우 ‘바이 와이어(by-Wire) 시스템’과 ‘스케이드보드 플랫폼’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기계장치 없이 전기를 이용해 조향이나 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운전대와 바퀴 사이의 기계적 연결이 사라진 SbW(Steer-by-Wire) 등이 있다. 연결 부품을 없애면서 차량 공간을 넓히고 차체 무게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케이드보드 플랫폼은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를 차체 하부 등에 통합하는 기술이다. 말 그대로 스케이트보드와 비슷한 모양으로 평평한 차체 바닥을 구현할 수 있어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데 제격이다.

바이 와이어 시스템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활용하면 차량 구조의 설계 자유도를 한층 높여 다양한 용도의 모델을 양산할 수 있다. 여러 모델이 부품을 공유하도록 하면 생산비용 절감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보고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므로 PBV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기아는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내년 양산 예정인 첫 PBV ‘PV5’를 공개한 바 있다. PV5에는 현대모비스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e-CCPM’가 탑재된다.

또 도요타는 올해 말까지 SbW를 첫 양산형 전기차인 도요타 bZ4x를 비롯해 렉서스 RZ에 적용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e-팔레트’를 공개했다.

다만 보고서는 바이 와이어 시스템 등을 채택한 PBV의 안전과 안정성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장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맞춤형 제품인 PBV는 중고 거래가 어려운 탓에 사용자가 차량 구매 시 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용자들이 조향, 제동 등 안전과 직결되는 신기술 적용 제품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점도 도입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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