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한강벨트 탈환하라’ 여당 총력전

2024-02-14 00:00:00 게재

서병수 김태호 조해진 등 잇따라 중진 차출

민주당도 긴장 … “‘관창’같은 사람 필요해”

국민의힘이 낙동강·한강 벨트 탈환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주요 전략은 중진 등 중량급 인사의 재배치 전략이다. 인물난 해소, 공천 잡음 최소화는 물론 선거 경쟁력을 최대치로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공천 전략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진 재배치 전략을 가장 먼저 적용한 곳은 낙동강 벨트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는 경남 김해·양산, 부산 북구, 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등에 잇따라 중진들을 출전시키고 있는 것.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9석 중 5석을 차지한 바 있다.

당의 출전 요구에 응한 중진은 3명이다. 5선 의원이자 부산시장 출신 서병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진갑을 떠나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은 재선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다.

3선 김태호 의원은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지키고 있는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기로 했다. 김태호 김두관 의원은 모두 경남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선 조해진 의원도 당의 지역구 조정 요청에 화답했다. 조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중진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해 낙동강 벨트 중 하나인 경남 김해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을 지역의 현역 의원은 민주당 김정호 의원(재선)이다. 조 의원은 “당이 저 같은 사람에게 현역 민주당 의원 지역에 출마를 요청한 것은 김해에서 이기면 수도권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낙동강 전선에서 이기면 인천 상륙도 가능하고, 서울 수복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중진 재배치 전략을 펴는 데는 인물난 해소와 이탈 인사 최소화를 노리기 위한 것이 크다. ‘물갈이’식으로 접근할 경우 현역 의원들의 제3지대 이탈 등이 가시화될 수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중진 의원들에겐 ‘험지 출마로 당에 헌신하라’는 명분을 줘서 지역구 조정을 성사시킨 것이다.

지난 총선 패배로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대항할 만한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점도 또 다른 배경이다. 중진 재배치를 이슈화해 해당 지역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어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보너스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명분 없는 지역구 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13일 “뚜렷한 명분도 없이 철새처럼 지역구를 옮기는 것”이라며 “김해는 국민의힘의 ‘인천상륙과 서울 수복’을 위한 불쏘시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내심으로는 긴장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성명에서 “국민의힘이 서병수 김태호를 앞세워 낙동강 벨트 탈환을 들고 나왔다. 서병수 김태호 재배치는 국민의힘이 지역주의를 부추겨 영남을 싹쓸이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선수와 관계없이 경쟁력 있는 친명·친문 핵심 의원들을 부울경과 충청강원권에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동 있는 공천’을 강조하며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을 살리기 위해선 기득권을 버리고 앞다투어 적진에 뛰어들겠다는 화랑 관창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낙동강 벨트에서 쏘아올린 여당의 ‘재배치’ 전략은 한강 벨트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후보가 몰린 서울 중·성동을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 지역 등에서도 후보 재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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