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철새 번식지 보전 13년 여정

2024-02-21 10:24:29 게재

세계 최대 바다제비 번식지 관리

폐사하던 바다제비 대폭 감소해

신안군 바다제비 서식지 관리
전남 신안군이 13년 동안 바다제비 서식지 등을 관리하는 사업을 펼쳐 폐사를 줄이는 성과를 일궈냈다.

전남 신안군은 세계 최대 바다제비 번식지이자 천연기념물 칠발도·구굴도 서식 환경 개선사업이 결실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신안 넓은 해상에 분포한 작은 섬들은 봄·가을에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이자 세계적인 주요 바닷새 번식지다. 바닷새 집단 번식지로서 학술 가치가 뛰어난 비금면 칠발도와 흑산면 구굴도가 대표적인 곳이다. 두 섬은 바다쇠오리 등 4종의 바닷새 10만 쌍 이상이 번식하는 국제적인 바닷새 집단 번식지이다.

이 중 바다제비는 6월에 와서 10월까지 번식하는데 섬에서 자생하는 밀사초 뿌리 주변의 부드러운 흙을 파서 만든 굴이나 바위틈에서 번식한다. 전 세계 개체군 80% 이상이 신안 구굴도(최대 10만 쌍)와 칠발도(1만 쌍) 두 섬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서식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생태적 가치도 높다.

하지만 섬에 자생하지 않았던 쇠무릎이 유입돼 번식지 교란이 일어나 해마다 수많은 바다제비가 폐사하고 있다. 이에 신안군은 지난 2011년 문화재청과 국립공원공단, 해양항만청과 지역 대학교 등이 참여하는 번식지 복원 협의체를 만들어 쇠무릎을 제거하고 번식에 필요한 밀사초를 이식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많게는 1000마리 가량이 폐사하던 바다제비 개체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해 조사 결과 43마리만 확인됐을 정도다.

신안군은 지난 2022년 바다제비 서식지 개선사업 이외에도 호주 연구팀(Australasian Seabird Group)과 국제 공동 조사도 진행했다. 오는 2026년까지 바다제비 먹이, 번식 개체군 변화, 월동지 추적 등 바다제비 생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연구기관이 아닌 지자체에서 철새 서식지 개선을 위해 13년간 꾸준히 추진한 사례는 신안군이 유일하다”면서 “신안 섬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철새들의 낙원”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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