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역구 공천서 대량 실점…‘비례공천’도 곳곳 지뢰

2024-03-04 13:00:01 게재

당 지지율 큰 폭 하락, 국민의힘에 역전돼

윤 대통령 직무지지율, 21대 총선 전과 비슷

진보당 등 비례후보 공천 논란 가능성 잠복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공천에서 ‘비명횡사’ 논란이 빚어지며 대량 실점을 당했다. 정당 지지율이 급락해 국민의힘에 역전당했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21대 총선 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게다가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공천도 곳곳에 지뢰가 적지 않아 추격 점수를 따낼 수 있을지, 더 추락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연합의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보당 윤희숙 대표, 이 대표,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상임대표.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3일 민주당 공관위 관계자는 “기동민 의원-이수진 의원, 임종석 공천배제-이인영 단수공천, 올드보이 경선 허용 등 공천의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은데다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프레임이 짜이면서 정권심판론이 아니라 야당 심판론이 커지는 것을 스스로 자초했다”면서 “이번 공천은 대량 실점을 한 것으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7~29일까지 ARS방식으로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에게 ‘공천을 잘한 정당’을 물어본 결과 48%가 국민의힘을 꼽았고 민주당을 지목한 비율은 33%에 그쳤다. 정치적 성향이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고 답한 중도쪽에서도 국민의힘이 잘했다는 의견이 40%인 반면 민주당이 잘했다고 본 비율은 27%에 그쳤다.(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공천 평가는 그대로 정당 지지율 변동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43%대 36%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한 달 전(1월29~31일) 조사인 34% 대 41%에서 뒤집어진 것이다. 지역구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은 39%, 국민의힘은 44%로 한 달 만에 민주당은 3%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5%p 뛰어오르면서 역전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답이 39%,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답이 44%로 오차범위 안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리서치뷰는 “국민의힘이 지역구와 정당지지도 모두 민주당을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선 것은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과 관련해서도 긍정 평가가 45%로 정권 초반 수준까지 뛰어 올랐다. 부정평가 비율은 53%를 기록했다. 리서치뷰는 “윤 대통령 긍정률은 작년 11월(41%) 이후 석 달 만에 40%대를 회복했고 부정률은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5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제21대 총선을 (한 달 여)앞둔 2020년 2월말 ‘리서치뷰’ 정기조사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률은 44%, 부정률은 52%로, 부정률이 8%p 높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압승했던 21대 총선 시기와 비교할 때 30%대 박스권을 벗어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문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그리 낮지 않다는 수치라는 얘기다.

한국갤럽이 전화면접방식으로 지난달 27~29일에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1명에게 물어본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33%, 국민의힘 지지율은 40%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한 달 전인 1월 4째주(1월25~27일)보다 민주당은 2%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4%p 상승했다. 의대정원 확대를 밀어붙인 덕에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역시 긍정평가가 39%, 부정평가 53%로 한 달 전에 비해 긍정평가는 8%p 높아졌고 부정평가는 10%p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윤 대통령 직무 긍정률이 40%에 육박하기는 거의 8개월 만”이라고 했다.

문제는 아직 공천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례공천이 남았다. 시한폭탄일수도 있다.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한 진보당에 3석, 새진보연합에 3석의 당선권 비례의석을 주기로 했다. 4석은 국민후보인데 국민후보 공모와 심사는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하는 위원이 중심이 되는 독립적인 심사위원회가 주도하기로 했다. 이들 또한 당선권 번호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세력들과의 합의문에 “모든 비례대표 후보자는 각 추천 단위의 자체 검증에 더해 민주개혁진보연합 자체의 심사 등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명기했다.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의 1차 검증에 더해, 민주당 주도의 2차 검증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민주당 주도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큰 분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민주당이 종북세력의 국회진입을 위한 길을 터줬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데 산파역할을 해온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곳에서 추천하더라도 도덕성이나 과거 이력 등 문제될 것이 있는 부분은 추가 검증을 하기로 했다”면서 “대부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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