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출렁’… 총선 표심도 요동
과일 32년만 최대상승 …“경제 안 좋으면 여권 불리”
윤 부정평가 1위 ‘경제’… 여권 “다행히 야권내분”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은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기 마련이다. 국정운영에 만족하면 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고, 불만족이 크면 야당이 유리할 수 있다.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물가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살기 팍팍해진 서민 표심이 총선에서 어떻게 표출될지 주목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말 3%대에서 지난 1월 2%대로 안정되는가 싶더니 지난달 3%대로 돌아온 것. 특히 신선식품지수가 지난달 20.0% 급등했다. 과일값은 무려 38.3% 올랐다. 1991년 9월(43.3%)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과일을 비롯한 신선식품가격 상승은 서민들의 체감경기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서민들 입에서 “살기 힘들다”는 불만이 쏟아진다면 표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을 띤 회고투표다. 평가의 핵심은 경제다. 경제가 좋으면 여권이 유리하겠지만, 안 좋으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이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최근 출렁이는 물가는 여권에 악재가 될 수 있다. 2020년 21대 총선 직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를 기록했다. 여당인 민주당이 압승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세(2011년 12월 4.2%→2012년 1월 3.3%→2012년 2월 3.0%→2012년 3월 2.7%)를 보였다. 여당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이겼다.
물론 물가가 총선 결과와 반드시 직결되는 건 아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소비자물가가 0%대를 기록했지만, 제1야당이 한 석차로 이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총선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총선 표심을 예측하는 척도로 꼽히는 윤석열 대통령 직무평가 조사(한국갤럽, 2월 27~29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부정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7%)가 가장 많이 꼽혔다. 국민은 윤석열정권의 경제와 물가에 대해 불만이 큰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사실 이번 총선도 ‘경제 프레임’이 부각된다면 여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경제와 물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경제전문가를 대거 공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우리(여권)로선 힘든 선거가 될 뻔 했지만, 다행히 자기끼리 공천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경제 프레임’을 부각시킬 적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