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등 돌리는 외국인…대중국 FDI<외국인 직접투자> 23년래 최저치

2024-04-02 13:00:18 게재

올해 1~2월 FDI도 전년 대비 20% 감소

중국 지도부, 해외자본 유치 적극 나서

지난해 중국 본토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순액이 2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중국 차이신은 국가외환관리국 발표 자료를 인용해 2023년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이 427억달러로 최종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국가외환관리국이 발표한 잠정치인 330억달러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의 자본 및 금융 계좌를 통해 측정되는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외국 기업과 연결되고 제조 및 부동산과 같은 자산 투자에 사용되는 본토로의 자금 흐름을 나타낸다. 이 지표를 통해 외국 기업의 이익 추세는 물론 중국 내 기업 운영 규모의 변화도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2023년 실제 활용된 신규 외국인 투자는 1530억달러로 2022년보다 8% 줄었다. 실제 이 기간 중국 내 외국 제조업 기업의 이익(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지정학적 긴장과 선진국의 금리 인상을 꼽았다. 중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꾸준히 인하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들로서는 중국보다는 다른 국가에 자금을 보관하려는 유인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정부가 해외 ​​자본 유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한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월 외국 기업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약속하는 24개 항목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올해 3월에는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폐지하고 통신 및 의료 부문의 투자 장벽을 낮추는 등 외국인 투자를 위한 더 많은 분야를 개방하겠는 행동 계획도 발표했다.

정책 개선뿐만 아니라 중국 최고 지도부가 나서 외국 기업에 투자를 호소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들을 만나 개방 확대를 약속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에도 미 상공업계·전략학술계 대표단을 만나 “미국을 포함한 각국 기업에 더 넓은 발전 공간(기회)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투자를 주문했다.

리창 총리도 지난달 24~25일 ‘중국 발전포럼’에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해외 기업인들에게 중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당부했고,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같은 달 28일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해외 인사들에게 중국 투자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발표된 올해 1~2월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는 2151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봉쇄 이후 외국 기업을 복귀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며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 5% 수준을 달성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인들이 중국 투자에 주저하는 이유가 외국 기업인들에 대한 잦은 출국금지 조치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형사범죄 기소 대상자 이외에도 비즈니스 분쟁에 따른 민사소송 피고는 물론 소송 대상 기업에서 과거 일했던 외국 기업인에게도 출금조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WSJ는 중국의 쉬운 출금 조치가 문제인 이유는 출국 제한으로 인해 빚을 갚기 위한 비즈니스 활동이 중단되는 점이라며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