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유권자의식조사 살펴보니

2024-04-05 13:00:29 게재

‘반드시 투표’층 양극화…20·30·40대↓ 50대이상↑

60세이상 90%대까지 상승하며 결집 모습 보여

젊은층 투표의지, 상승세 이어가다 하락세 반전

“거대양당 이전투구 … 공약 경쟁 부재”로 외면

4.10 총선에서 20~40대 유권자의 투표율이 하락하고 50세 이상의 투표율이 상승하는 세대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그동안 세대별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흐름과 크게 달라진 것으로 주목된다. 젊은층의 투표 의지 약화 현상은 거대양당의 이전투구에 혐오를 느끼고 자신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 경쟁이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령층의 경우엔 오히려 투표 의지가 강해지면서 결집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투표소는 아침부터 분주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차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 의향 비율이 4년 전 21대 총선 직전에 실시한 결과인 79.0%와 크게 바뀌지 않은 78.9% 였다.

그러나 세대별로 보면 투표 의지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40대의 투표 의지는 크게 약화한 데 반해 50세 이상에서는 강한 투표의지가 감지됐다. 20대(18~29세)의 적극 투표 의향은 60.4%에서 50.3%로 10.1%p가 하락했다. 30대는 75.6%에서 68.8%로 6.8%p 낮아졌다. 40대도 84.4%에서 81.7%로 소폭 내려앉았다.

반면 50대는 80.3%에서 87.0%로 6.7%p 상승했고 60대에서도 86.6%에서 89.0%로 2.4%p 올랐다. 70세 이상의 고령층은 90.9%에서 94.6%로 3.7%p 뛰어 올랐다. 60세 이상으로 따지면 10명중 9명은 ‘반드시 투표하겠다’며 강한 투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 조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전화 가상번호(89.4%)와 유선전화 RDD(10.6%)로 표본을 추출했고 컴퓨터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다.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2.1%p다.

총선 투표 의향에 대한 세대별 양극화는 1차 유권자의식조사(3월 18~19일 실시)에서도 나타났다. 20대 유권자는 4년 전보다 0.5%p, 30대는 5.5%p, 40대는 0.1%p 낮게 나온 반면 50대는 10.4%p 높아졌고 60대는 3.0%p, 70세 이상은 8.3%p 상승했다.

20~40대의 투표율 하락 조짐은 기존 총선 조사때와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지금까지 총선 투표율은 18대 총선에서 크게 하락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총선 투표율도 17대 60.6%에서 18대엔 46.1%까지 추락하더니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면서 각 세대별 투표율도 이같은 전체 추세와 같이 움직였다. 적극 투표 의향도 마찬가지였다. 20대의 경우 19대 총선때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지가 35.9%였지만 20대와 21대 총선때는 55.3%, 60.4%로 상승했다. 30대 역시 49.4%에서 58.3%, 75.6%로 가파르게 뛰어올랐고 40대의 경우도 57.0%에서 72.3%, 84.4%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청년층의 경우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유권자 외의 부동층들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청년층의 경우 정책이슈에 민감한데 이번에는 정책과 관련한 부분은 거의 묻혀있고 거대양당이 서로 심판 프레임으로 이전투구하고 있어 청년층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을 통해 청년층, 특히 2030세대 남성의 경우 젠더이슈에 민감했고 이에 따라 민주당에 부정적,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사라진 모습”이라며 “전체 투표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젊은층에서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선거에 대한 관심도 역시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유권자의 경우 4년전 64.3%에서 56.8%로 7.5%p 떨어졌고 30대는 83.3%에서 77.9%로 5.4%p 낮아졌다. 40대는 87.6%에서 88.1%로 0.5%p 상승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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