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휴 여행소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2024-04-09 13:00:01 게재

청명절 연휴, 여행당 지출 2019년 대비 1.1% 증가 …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 커져

지난주 사흘간의 청명절 연휴를 맞은 중국인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보다 더 많은 여행소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내수 소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8일 블룸버그는 중국 문화관광부 발표를 인용해 청명절 연휴 3일간 중국인들이 국내에서 1억1900만건의 여행에 약 540억위안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여행당 약 453위안으로 2019년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여행당 지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엄격한 통제 조치를 취해왔던 중국은 이번 청명절 여행 소비를 시작으로 소비 심리 회복이 경제에 활력을 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3월 공장활동이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데이터를 발표해 올해 5% 수준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다.

청명절 연휴를 맞은 지난 6일 중국 간쑤성 톈수이의 마이지산 석굴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신화=연합뉴스

장페이 등 중국 장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8일 메모에서 연휴 여행 데이터에 대해 “가계 관광 소비 잠재력과 의지가 완전히 풀렸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올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지출이 더욱 증가해 가계 소비 회복을 어느 정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후이샨은 최근 연휴 동안 국내 여행 건수가 2019년에 비해 11.5% 증가했으며 2월 춘제 연휴 동안은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후이샨은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소비가 ‘비정상적인 강세’를 보인 것은 부분적으로 가족 상봉에 대한 억눌린 수요가 풀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6일 성명을 통해 여행객들이 도시 근교와 집에서 가까운 관광지로의 짧은 여행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지방 당국은 특별 대중교통을 제공하고, 음식 축제와 같은 이벤트를 개최하고, 관광 명소의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등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중국 북서부 도시 톈수이는 최근 청명절에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여행 웹사이트 퉁청 트래블은 290만명이 거주하는 톈수이가 호텔 예약과 검색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한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도 늘었다. 중국 이민국에 따르면 중국인의 국경 간 여행은 242만건으로 2023년보다 102% 증가했다. 참고로 ‘제로 코로나’ 조치가 해제되기 전인 지난해 청명절은 수요일 단 하루만 휴일이었다.

이 기간 중국을 찾는 외국 여행객들도 크게 늘었다. 외국인들의 중국 입국 여행건수는 5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나 급증했다. 중국은 최근 점점 더 많은 국가의 여행자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디지털 결제 사용을 더 쉽게 만드는 등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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