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엔 빨간맛…더 매워진 라면시장

2024-04-12 13:00:00 게재

스트레스 해소 수요↑… 팔도 농심 하림 3파전

불경기 땐 ‘매울수록 잘 팔린다’는 속설처럼 최근 매운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매운라면을 두고 ‘맵파민’(매운맛+도파민) ‘맵도르핀’(매운맛+엔도르핀)이란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켜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한다는 의견에 기인한다. 더 매운 라면이 등장하면서 매운맛 국물라면시장도 커지고 있다. 팔도와 농심이 양분하던 매운맛 라면시장에 하림이 가세하며 3파전 양상이다.

12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하림이 최근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을 선보이며 매운맛 국물라면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 사진 하림 제공

하림 관계자는 “새롭고 강렬한 매운 맛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며 “1년간 연구개발과 소비자 시식 테스트(검사)를 거친 끝에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 고추까지 매운 맛으로 유명한 세계 4대 고추를 엄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고추를 최적 비율로 섞어 매운맛을 꽉 채운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스코빌 지수(캡사이신 농도를 계랑화 한 수치)는 8000SHU로 국내 국물 라면 중에서는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1만5000SHU) 틈새 빨계떡(9413SHU) 다음으로 높다.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TV 등 공중파는 물론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운맛 국물라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하림 측 주장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8월 기존 신라면보다 매운 맛을 2배 이상 강화한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했다.

농심 신라면 더 레드 사진 농심 제공

당초 한정 판매 제품이었지만 출시 보름 만에 500만봉을 완판하자 정식출시로 바꿨다. 농심은 최근 마라맛을 살린 ‘사천마라탕면’을 선보이며 매운국물맛라면 구색을 늘렸다.

‘틈새라면’ 시리즈로 매운맛 라면 챌린지(도전) 유행을 이끈 팔도는 2022년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고 한달 만에 전량 완판한 뒤 같은해 4월 정식출시를 결정했다. 올초 선보인 ‘킹뚜껑 마라맛’ 한정판은 한달에 70만개씩 팔리고 있다.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 사진 팔도 제공

한편 매운맛 국물라면시장 규모는 2021년 1905억에서 2023년 2076억원으로 2년 새 7% 성장했다. 2022년엔 268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국물라면시장규모가 716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라면 셋 중 하나 이상은 매운맛 국물라면인 셈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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