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24시간 거래’ 타진

2024-04-23 13:00:01 게재

시장참여자 대상 설문조사

미국 규제당국이 최초의 24시간 연중무휴 거래소 신청을 검토하는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시장참여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주식거래의 장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NYSE 설문조사는 △24시간 거래가 주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이뤄져야 하는지 △투자자를 가격변동에서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야간시간대에는 어떻게 직원을 배치할 것인지 △야간에 거래하는 것이 정규시간에 거래하는 것보다 나은지 등이 담겼다.

이번 설문조사는 헤지펀드 거물 스티브 코헨의 포인트72 벤처스펀드가 지원하는 ‘24거래소(24 Exchange)’가 24시간 거래소를 출범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요청한 가운데 실시됐다. 24거래소의 승인요청은 지난해 운영 및 기술적 문제로 해당 제안을 철회한 이후 두번째 시도다.

24시간 거래 여부는 최근 수년 동안 시장의 화두였다. 부분적으로는 암호화폐 거래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개인투자자의 활동이 증가하면서다.

FT는 “미국채와 주요 통화, 주요 주가지수선물 등 다른 대형거래시장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4시간 거래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증권거래소는 이에 뒤처진 후발주자”라고 전했다.

현재 ‘로빈후드’와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등 몇몇 개인 대상 브로커들은 현재 내부 보유물량과 일치하는 거래를 통해 평일 24시간 미국주식을 거래하거나 블루오션과 같은 ‘다크풀(dark pool)’ 거래소를 통해 아시아의 개인투자자와 주간에 주식을 거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거래소는 다크풀에 비해 규제가 엄격해야 한다. 거래소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직접 감독을 받기 때문이다. 규칙을 변경하려면 안정성과 보안을 테스트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한다.

SEC는 향후 여러달에 걸쳐 24거래소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SEC는 24시간 거래에 대한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등 여러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회의에 돌입했다. 거래정산을 돕는 청산소도 정해진 시간 내에 운영되기 때문이다.

미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인 제임스 엔젤은 “한밤중에 얼마나 많은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실행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SEC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24거래소의 계획을 지지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그는 “시장의 결정에 맡기는 것에 찬성한다. 만약 성공한다면 우리 모두는 더 나아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거래소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야간 거래물량이 많지 않고 결제리스크를 둘러싼 우려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야간거래는 개인 트레이더가 매수 또는 매도할 가격을 명시하는 ‘지정가’ 주문만 허용하고 있다. 가격이 맞춰지지 않으면 주문은 다음날 아침 만료된다.

한 기관 브로커는 “24시간 거래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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