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5인 미만 사업장’ 만들어 근기법 회피, 각종 수당 미지급
고용부 체불기업 2곳 적발
40억원 체불, 상여금 챙긴 업체도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근로기준법을 의도적으로 회피해 직원들의 각종 수당을 떼먹은 부산 가스충전업체와 3년간 직원 상여금 40억원을 체불한 충남 제조업체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에서 적발됐다.
8일 고용부에 따르면 직원 30여명을 고용하던 부산지역 여러 곳에서 가스충전소를 운영하던 A사는 2018년부터 충전소 단위로 쪼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했다.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퇴직금 해고 근로시간 연차휴가 등의 근로조건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기업은 근로계약서에 ‘4인 이하(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에 따른다’는 조항을 신설한 근로계약을 다시 맺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므로 연차 미사용수당과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고지했다. 5인 이상으로 운영된 다른 지점 충전소에서도 연차유급휴가수당 등을 의도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
감독결과 A사에선 직원 53명의 임금 1억8200만원 체불을 포함해 10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고용부는 즉시 입건하고 과태료 1650만원을 부과했다.
100여명이 종사하는 충남 소재 제조업체 B사는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2021년 6월부터 4년간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만 지급하고 상여금을 주지 않는 등 임금 6억원을 지불하지 않았다. B사는 이전에도 사건 제기, 근로감독 등을 통해 같은 기간 34억원의 체불임금이 적발돼 이미 사법처리됐다.
하지만 대표이사 본인은 지난해 상여금 2000만원을 수령하고 동생을 감사로 등재해 고액의 기본급을 지급해왔다.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B기업은 매월 약 11억원의 고정 매출과 연간 1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발생했다.
고용부는 124명에 대한 40억원의 임금체불이 지속되고 있고 청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B사 대표를 즉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체불 규모와 상관없이 고의적으로 법 위반을 회피하거나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기업엔 그에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