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바다와 실종된 가을, 기록적 폭설
기상청, 9~11월 기후특성
“예전과 다른 계절 경험”
76년 만에 9월 폭염, 11월 기록적 폭설로 적설량 최고 값 기록. 최근 널뛰는 날씨로 각종 기록들이 경신되고 있다. 예전과 전혀 다른 계절 특성들이 이어지고,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가을철(9~11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가을철 전국 평균기온은 16.8℃로 평년(14.1℃)보다 2.7℃ 높았다. 이는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인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평년은 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다.
강수량은 415.7㎜로 평년(266.1㎜)보다 149.6㎜ 더 많았다. 이는 역대 5위로 평년 강수량의 154.8% 수준이다.
기상청은 “가을철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주변 상공에 고기압성 흐름이 형성돼 강한 햇볕과 우리나라 남쪽으로부터 유입된 따뜻한 공기로 인해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며 “고온 현상 관련 여러 기록을 남겼다”고 밝혔다.
서울은 1948년 이후 76년 만에 9월 폭염이 발생했다. 춘천은 1966년 기상관측 이래 첫 9월 열대야가 나타났다. 또한 높은 기온이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첫서리와 첫얼음이 평년보다 늦게 관측됐다.
11월 25~29일 영하 30℃ 이하의 매우 찬 공기를 동반한 상층(고도 약 5.5km 상공) 기압골(절리저기압)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서해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큰 해기차(해수면온도와 기온과의 차이)에 의해 눈구름이 강하게 발달했다. 이로 인해 서울 인천 수원 세 지점에서는 11월 27일에 11월 일최심신적설, 11월 28일에는 일최심적설 최곳값을 경신했다.
일최심적설은 쌓인 눈의 높이가 하루 중에 가장 많이 쌓여 있었던 시간에 관측한 눈의 높이다. 일최심신적설은 0시부터 내린 눈을 새로이 관측해 하루 중에 가장 많이 쌓여 있었던 시간에 관측한 눈의 높이다.
2024년 우리나라 해역 가을철 해수면온도는 23.6℃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21.1℃)보다 2.5℃ 높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 가을철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9월에는 폭염이 발생할 정도로 더웠고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다가 11월 말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는 예전과는 다른 계절을 경험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기상청에서는 이번 겨울철에도 단시간에 급격히 발생하는 이상기후에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시하고 분석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