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탄핵집회 주역은 ‘2030 여성’
28만명 참가자 중 2030여성 29.7%
참가자 성별 분포, 여성이 61% 월등
집회 인원 과학적 추산, 갈등 줄여야
지난 7일 여의도 탄핵집회 주역은 ‘2030 여성’이었다. 과거 탄핵집회와 달리 젊은층 참가자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특히 여성들이 많았다는 주장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13일 내일신문이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일 여의도 집회 전체 참석자는 최대 28만4200명, 최소 24만2200명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추산한 최대 16만명과 비교해 10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남성이 39%, 여성이 61%를 차지했다. 여성들의 탄핵 집회 참여가 두드려졌음이 확인된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2030 참여다. 인구가 가장 많이 몰린 시간을 기준으로 연령대별 분석을 한 결과 전체 참가인원 중 20대가 25%, 30대가 20%를 차지했다. 집회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가 2030이었던 것이다. 10대 참가자도 8%나 됐다. 젊은층 범위를 10대까지 넓힐 경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가 10대~30대로 분석됐다.
2030 여성들의 적극적 참여는 다른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실시간 도시데이터 보다 분석적으로 인구 동향을 제공하는 서울시 생활인구데이터는 측정 5일 뒤 공개된다.
이에 따르면 7일 여의도 집회 참가자 중 20대 여성은 가장 인원이 많았던 오후 5시를 기준으로 18.9%를 기록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 남성(13.6%)이 많았고 30대 여성도 10.8%를 차지했다. 20~30대 여성을 합하면 전체 참가자의 1/3에 달하는 29.7%를 기록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했을 때 여의도 탄핵집회 주역은 2030 여성”이라며 “젊은층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치적 의사 표출이 이번 집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는 통신사 2곳(SK, KT) 기지국 정보를 토대로 해당 시간대 휴대폰 사용자를 기준해 실시간 인구 분포를 기록한다. 통신기지국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 만한 인구 데이터다. 가입자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성별, 연령대별 분석이 가능하다. 경찰이 추산하는 방법은 페르마 추정이라는 방식으로 3.3㎡당 앉은 사람 기준으로 5~6명, 서 있을 경우 9~10명으로 계산해 눈으로 측량한다.
집회 참가인원은 실시간 도시데이터에서 해당지역 상주인구와 집회가 없던 평소 인구 수를 빼고 계산한다. 실시간 도시데이터와 생활인구 데이터는 모두 총 인원을 28만여명으로 추산한다.
실시간 도시데이터가 주요하게 활용된 때는 이태원 참사 당시다. 당시 인파 관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고 여러 데이터를 근거로 해당 일자 사고장소 주변 인구 규모가 논란이 됐다.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근거로 당시 해밀턴 호텔 인근에 일시적으로 5만3000명이 몰렸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코로나19 감염병 당시에도 요긴하게 활용됐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을 무시하고 수시로 집회를 연 단체들의 동선을 이 데이터를 기초로 파악했다. 재난 문자 발송 시에도 이 데이터를 활용해 밀접접촉자를 분류했다.
데이터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도시데이터와 생활인구 데이터는 업계에서도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공신력 있는 데이터”라며 “대규모 집회 때마다 논란이 되는 참가 인원 추정도 경찰, 시민단체 등이 각자 방식으로 하지 말고 근거있는 데이터를 활용하면 소모적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