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책, 트럼프 관세 올해 아시아 증시 향방 가른다

2025-01-06 13:00:03 게재

블룸버그 “연준 금리, 한국 탄핵도 주요 변수”

지난해 미국 증시에 비해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아시아 증시가 올해는 기지개를 펼 수 있을까. 지난 한해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미국 S&P500 지수 대비 16%p 낮은 성과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올해 아시아 증시 향방을 가를 5대 변수로 △중국 부양책 △미국 관세 △연준 금리경로 △일본중앙은행 △한국 탄핵사태를 꼽았다.

먼저 투자자들은 오는 3월 열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2025년 경제성장 목표치, 내수 진작 조치의 세부사항이 나온다. 스위스 은행 ‘율리우스 베어’의 아시아리서치 헤드 마크 매튜스는 “각종 보조금과 소비바우처, 실업수당, 부동산부문 부양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증시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하락 흐름으로 시작했다. 중국정부의 추가 부양책 전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회복 강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추가 부양책이 나온다면 중국과 경제적 연동이 큰 아시아 신흥국들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번째로 트럼프 무역정책을 둘러썬 불확실성은 아시아 증시의 최대 위협요소 중 하나다. 경쟁국은 물론 동맹국에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공약은 아시아 기업들의 이익을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수 있다.

CLSA홍콩 중국산업리서치 공동헤드인 샤오펑은 “가장 큰 압박을 받게 될 부문으로는 아시아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꼽힌다”며 “트럼프정부의 추가 관세를 받게 될 멕시코와 캐나다로 수출하는 아시아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도 주문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갈등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다변화하면서 인도와 동남아 일부 국가들은 이득을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에 따른 잠재적 승자가 누구일지 파악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세번째는 연준의 금리경로다. 연준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소한 올해 초까진 달러강세가 지속될 여지를 제공한다. 이는 아시아 통화, 주식에 하방압력을 가하게 될 전망이다.

회복탄력적인 미국 경제, 트럼프의 여러 정책 등은 미국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낮출 여지를 제한한다. 스위스 은행 ‘롬바드 오디에’의 포트폴리오 관리 헤드인 잭 시우는 “트럼프정부의 대 아시아 외교정책, 기타 국내정책을 계속 주시할 것이다. 이는 달러와 연준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 전략가들은 달러 강세가 올해 하반기 정점에 이른 뒤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 현실화되면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네번째는 일본은행의 움직임이다. 주요 금융사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지난달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한 이후 올 1~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엔화 추가 상승에 대한 베팅을 줄였다. 지난해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엔화 약세는 기술제품이나 자동차 제조사들 등 수출기업들에게 이익”이라며 “일본증시 실적은 MSCI 아시아 지수를 좌우할 것이다. 일본 비중이 32%로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리인상 지연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늦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탄핵사태다. 아시아 4대 경제국인 한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1%였다. 올해 전망치는 대통령 탄핵사태를 반영해 1.8%로 낮아졌다.

이는 증시 리스크를 키운다. 한국증시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성과가 가장 나빴던 증시 중 하나다. 주요 기술 경쟁국인 대만에 훨씬 뒤처졌다. 원화 가치는 15년래 최저치를 맴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증시디스카운트’를 고치려는 노력이 탄핵사태로 좌절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주시하고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다면, 60일 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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