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잘 버티자는 건 좋은 전략아냐”

2025-01-06 13:00:02 게재

신년 메시지 “위기대응엔 기본기가 중요” … 올해 세계시장서 740만대 판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작년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될 것이라고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며 “잘 버티자는 건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6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신년회를 갖고 “우리가 예상하는 위기가 아니더라도 지금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고객들의 기대는 매일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 글로벌 행사에서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정 회장은 “피해갈 수 없는, 많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질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에게 닥쳐올 도전으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면서 “위기에 움츠러들면 지금 가진 것을 지키자고만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위기를 극복해 왔다”고 격려했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면밀한 준비와 기본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예상할 수 있는 도전요인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단순 위기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배경과 문맥, 역사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미래기회의 창출로 연결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 대응에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갖추면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으로 올해 외국인 CEO를 처음 선임했다”며 “우리회사에서는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혁신을 향한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발전을 선도하고, 핵심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739만62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723만1248대)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회사별로는 현대차 417만4000대, 기아 321만6200대이고, 시장별로는 국내 126만대, 해외 612만2000대, 기아 특수차량 8200대 등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친환경차와 전략 차종 등 신차 판매를 강화하고 현지 생산체제와 브랜드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기반 강화 △북미 현지생산 체계 확대를 통한 시장대응력 강화 △다품종 유연생산시스템 중심의 제조혁신을 중점 추진한다.

기아는 브랜드 및 고객중심 경영과 적극적인 미래기술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경제형 전기차(EV) 라인업 확대 △성공적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론칭 △전략차종 출시 등으로 판매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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