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4년 새 29% 상승, 시장위축 가속
지난해 건설사 29곳 부도
건산연 “재무리스크 대응”
건설사 실적이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대폭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12일 공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의 지속적인 건설수주 감소와 부동산시장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기업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 앞으로 건설사들이 직면할 가장 큰 재무적 위험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지수가 2016년 11월(87.93)부터 2020년 11월까지 4년간 14.8%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최근 4년(2020년 11월~2024년 11월)간 공사비 상승 폭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1~11월을 기준으로 2021년 평균 공사비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1.2% 늘었고, 2022년 1~11월 평균 지수는 11.5%, 2023년 3.4%, 지난해 1.8% 각각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2월(130.05) 처음으로 130대로 진입한 후 7, 8월을 제외하고 줄곧 130을 웃돌았다.
공사비의 가파른 상승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소·중견 건설 기업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부도나 폐업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폐업을 신고한 기업은 지난해 10월까지 종합건설은 20.9%, 전문건설이 8.3% 늘었다. 이 중 86.2%(25곳)는 지방소재 기업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58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이자 ‘파밀리에’ 브랜드로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전해졌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의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여전히 공사비 상승 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의 추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