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하락’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에 영향
삼성생명·화재 기타포괄손익 8조↓
보험사 전체 가용자본 1.5조 줄어
삼성전자의 급격한 주가하락이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회사의 가용자본이 일부 증가했지만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줄어들면서 전체 가용자본이 감소했다. 다만 요구자본도 줄어들면서 전체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9월말 기준 경과조치를 적용한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K-ICS)은 218.3%로 전분기(217.3%) 대비 1.0%p 상승했다. 생명보험사는 211.7%로 전분기 대비 0.9%p 줄어든 반면, 손해보험사는 227.1%로 전분기 대비 3.1%p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9월말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가용자본은 25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이 5조7000억원 늘고 자본성증권(신종 및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3조4000억원이 증가했지만, 삼성전자 등의 주가하락과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11조2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시장금리 하락과 삼성전자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8조원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8.15%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1.49%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6월말 8만1500원에서 9월말 6만1500원으로 24.5% 하락했다. 최근에는 5만원대로 하락하면서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구자본은 11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건강보험 판매 확대 등으로 장해·질병위험액이 1조9000억원 증가하고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금리위험액이 7000억원 늘었지만,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익스포져가 감소해 주식위험액이 3조9000억원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위험액은 삼성전자 주가하락 등으로 전분기 대비 3조6000억원 감소했다. 삼성생명 지급여력비율은 193.5%로 전분기(201.5%) 대비 8.0%p 줄었다.
보험회사는 2023년 1월부터 자산·부채 시가평가 기반의 새로운 지급여력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회사가 새로운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 경과조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전체 보험회사 53개 중 19곳이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