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서울 주택가서 사상최대 성과급 요구 시위
“인근주민 출근과 일상 해쳐” 지적
지난해 영업익, 전년대비 -60% 전망
노조 요구 수용할 경우 사실상 적자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 주택가에서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영상황이 그 어느때보다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장외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10일부터 시작해 벌써 네번째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과 상관없는 장소인 일반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다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악질’, ‘분쇄’ 등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까지 동원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통행 불편은 물론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근 주민들은 “왜 여기서 시위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 노조는 주위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주택가 시위를 앞으로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사업장에서 정당한 쟁위행위를 통해 요구사항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시키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 영업이익 7983억원보다 60% 급감한 실적이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노조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근무 축소 형태로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운영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요인이 될 것으로 철강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의 무차별적인 저가제품 수출로 인한 시장교란, 환율 급등, 정치적 리스크 등 시장불안이 겹치며 현대제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철강산업 전체가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제철측이 최근 노조에 제시한 기본급 10만원 인상 등 교섭안에서 성과급을 2025년도 임급협상과의 병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노조 요구대로 사상 최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성과급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6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생떼”라고 꼬집었다.
한편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구매 대출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