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윤 대통령, 막판까지 궤변

2025-01-15 14:24:53 게재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돼”

체포 직후 녹화 영상 입장 발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수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 출석

윤석열 대통령,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 출석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체포영장 집행 직후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녹화 영상 형식으로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 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언론공지를 통해 “우리는 자진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에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라 말씀하시고 체포에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정 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다음 윤 대통령 입장문 전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저를 응원하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거에 대해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