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원 한자릿수…의정 협상 급하다
“성의있는 출구전략 마련해야”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에 대한 지원율이 한자리 수로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해서 의정대화를 진척시켜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를 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은 지난 15일 개시한 레지던트 1년 차와 상급 연차(2~4년 차) 모집을 이날 마감했다. 17일이 마감일이었으나 일부 수련병원의 요청에 따라 복지부가 접수 기간을 이틀 연장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원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빅5’ 지원자가 10명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빅5’ 병원 한 관계자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대로 지원자는 한 자릿수”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모집을 앞두고 ‘사직 1년 내 동일 과목·연차 복귀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입영 대상 전공의의 입영 시기를 수련 종료 후로 연기하는 등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반응은 미미했다.
경기도 한 수련병원 교수는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집단으로 움직일 수 있는 출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빅5 병원 한 관계자도 “의정 대화가 진척이 있으면 복귀 정도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결국 전공의 의대생의 복귀는 의정 대화에 성과가 출구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의정은 각자 자기 주장만 하고 출구 마련은 나오지 않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6년도 정원에 대해서는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 “결과적으로 숫자가 변경될 것이다”고 밝히고 동결과 증원, 감원이 다 포함됐느냐는 질의에 “맞다”는 동의까지 했다. 그러면서 “3월 신입생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협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신임회장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내놓은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수련특례와 입영연기, 의대생 교육을 위한 예산투입 방안 등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금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의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명확한 계획과 방침을 마련하고 공표해야, 의료계도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의대 교육 계획을 논의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관련해서 교육부는 의대국 중심으로 의대 교육상황을 정비하고 있다. 이달 초 ‘2인 1조’ 전담팀을 꾸려 전국 39개 의대와 2025학년도 교육 대책을 마련 중이다.
아직 공개 장소에서 따로따로 의정이 각자 입장 표명만 밝히고 있어 대화보다 ‘힘겨루기’행태는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의료계 신년하례회는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지만 보건복지부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설날 명절 직후에는 의정대화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지역 빅5병원 한 교수는 “중증환자들이 대기기간이 늘어나면서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정간 성의있는 대화를 촉구했다. 내년도 의대정원은 2월말까지 정해져야 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