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도 ‘미국 우선주의’ 천명

2025-01-21 13:00:04 게재

백악관 홈페이지에 우선 의제 공개 … 전임 바이든 정책지우기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이 돌아왔다?”.

아니다. “트럼프가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집권 2기를 선포했다. 곧바로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그의 우선 정책 의제가 공개됐다. 취임에 맞춰 백악관 홈페이지는 새롭게 개편됐으며, 첫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문구가 실렸다.

이 문구 밑에 “나는 매일 숨을 쉬는 순간마다 당신(미국인)을 위해 싸울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당신이 누려야 할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국이 실현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이는 진정한 미국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도 함께 올라왔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문구는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승리 직후 선언한 구호다. 이를 다시 활용한 것은 4년간 이뤄진 바이든 정부 정책을 사실상 모두 되돌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홈페이지의 ‘이슈’ 섹션도 빠르게 수정했다. 처음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할 6개의 정책 의제를 △인플레이션 종식 및 생활비 인하 △미국 노동자를 위한 감세 △국경 안전 강화 △‘힘을 통한 평화’ 복원 △에너지 패권 △미국의 도시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로 공표했다.

그러다가 트럼프 취임 연설이 끝나면서 이를 반영한 4개 주요 의제를 다시 공개했다. 여기에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미국을 다시 여유롭게 만들고 에너지 패권 회복하기 △적폐 청산 △미국 가치 복원 등이 담겼다.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에서는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 강화 약속을 나열했다.

바이든 정부의 불법이민자에 대한 ‘체포 후 석방’(catch-and-release) 정책 폐기와 ‘멕시코 잔류’ 정책 재시행, 국경 장벽 건설, 불법 이민자 망명 중단 등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방 작전은 이전 정부에서 범죄 경력 외국인의 기록적인 국경 유입을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주(州) 방위군 등 군대를 국경에 배치하는 것과 베네수엘라 범죄조직인 트렌 데 아라구아 등 외국 범죄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에너지 정책도 중요하게 거론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극단주의에 대한 바이든 정책 종식, 허가 간소화, 비연료 광물 채굴 및 가공을 포함한 에너지 생산·사용 부담 규제를 모두 검토해 미국 에너지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대규모 풍력발전소 임대 종식,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 모든 기관에서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비상조치,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발표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연방정부와 공공기관 등의 예산낭비와 비효율 등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연방 기관에 숨어 있는 쓸모없고 과도한 보수를 받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활동가의 공격을 끝내고자 필수 분야를 제외한 관료 채용을 동결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바이든이 발표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은 부담스럽고 급진적인 규제를 중단하고, 현재 6%만 직접 근무하고 있는 연방직원들을 직장으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무부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백악관은 마지막 ‘미국의 가치를 되살려라’는 의제에 대해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을 생물학적 존재로 간주하고, 급진적인 젠더 이데올로기로부터 여성을 보호할 것”이라며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관련 정책에 대한 반대 및 폐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의 랜드마크에는 우리나라 역사를 적절히 기리는 이름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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