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설연휴, 하루는 동네 나들이 어때요
자치구 눈썰매장 겨울 명소로 부각
공공 문화시설도 징검다리 관객맞이
설 연휴가 길어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아이들 지루함을 달랠 나들이 장소가 고민된다. 겨울이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자리잡은 눈썰매장은 어떨까.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진행 중인 실내 문화시설도 일부 문을 열고 주민들을 맞는다.
설 당일에 외출을 희망하는 주민들에게는 동대문구와 성동구 성북구 눈썰매장이 제격이다. 지난해 말 개장해 다음달 초·중순까지 운영하는데 매주 월요일 휴장하는 대신 설날에는 문을 연다. 성동구는 겨울이면 빈 공간으로 남는 행당동 무지개텃밭을 활용했고 성북구는 석관동 우이천 다목적광장과 길음1동 아파트단지 내에 2개 시설을 조성했다. 동대문구는 장안동 중랑천 야외수영장을 새롭게 꾸몄다.
각 지역 눈썰매장마다 봅슬레이 컬링 등 겨울운동이나 전통놀이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제각각 마련했고 몸을 녹일 수 있는 쉼터와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매점도 있다. 동대문구는 지역 구분 없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반면 성동구와 성북구는 주민만 무료다. 다른 지자체 주민은 3000원에서 5000원까지 이용료를 내야 한다. 별도 요금을 내는 놀이시설도 있다.
이들 외에 도봉구 도봉동 성균관대학교 야구장에도 눈썰매장이 조성돼 있고 서초구는 양재동 양재천수영장을 ‘겨울 눈놀이터’로 탈바꿈시켰다. 중랑구 중화동 중랑천 둔치 중화체육공원 눈썰매장도 연휴기간 일부 운영한다.
각 자치구가 야심차게 준비한 전시나 공연을 선보이는 실내 문화공간도 일부 문을 연다. 강북구 우이동 산악문화 허브(H.U.B)에서는 다양한 산악체험과 산악문화를 즐길 수 있다. 등반 산악스키 등 각종 활동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등반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의 자취가 특별한 볼거리다. 연휴기간에는 윷 투호 제기차기 등 놀이를 즐기고 가상현실 체험권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서대문구는 볼거리와 학습이 연동된 박물관과 역사관을 설 당일만 휴관한다.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과정과 그 안에서 소멸·진화하는 생명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연희동 자연사박물관이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 종합박물관인 만큼 수준 높은 전시와 교육을 즐길 수 있다.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일제 강점기부터 근현대사의 수난과 민족의 한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다. 일제 침략에 맞선 애국지사와 독재와 맞서 싸웠던 민주인사들 흔적이 남아 있다.
강동구는 ‘선사예술가’ 특별전과 선사체험교실을 즐길 수 있는 암사동 선사유적박물관을, 노원구는 스위스 자연을 달리는 꼬마기차와 ‘뉴욕의 거장들’ 전시가 기다리고 있는 공릉동 화랑대 철도공원 내 노원기차마을과 중계동 노원아트뮤지엄을 추천한다. 천주교 순교 성지인 중구 의주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국내 첫 공립 책박물관인 송파구 가락동 송파책박물관도 월요일과 설 당일을 제외하고 입장 가능하다.
자연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원하는 경우 서대문구에는 홍은동 카페폭포가, 노원구에는 철도공원 내 철도카페와 함께 중랑천·당현천이 만나는 노원두물마루가 있다. 이밖에 성동구 행당동 성동구청 ‘책마루’도 연휴 내내 개방한다. 4만여권에 달하는 장서가 불거리부터 제공한다.
강남구와 관악구에서는 야외공간에서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를 활용한 ‘라춘 복 배달’이 신사동 도산공원에서, 물과 빛이 어우러지는 ‘별빛산책’은 신림동 별빛내린천과 수변테라스에서 열린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