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카톡 검열, 국민 기대와 정반대”
김경수 “저들과 무엇이 다른지 보여줘야”
“이재명 대표, 재판 당당히 임해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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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북한의 5호 담당제’ 등을 거론하며 ‘입틀막’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며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국가보안법 폐지 등도 주장했던 사람들이 정작 자신들에 대해선 국민의 생각이나 표현을 검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민주당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지표들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여론조사 왜곡’을 주장하고 나온 꼴이 되면서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술수’로 해석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의 ‘입틀막’ 논란을 비판해왔던 민주당이 스스로 도마 위에 올라간 모양새다. 민주당 내부의 비판 목소리를 잠재웠던 방식을 전국민에게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일곱번째나라 랩(LAB·박광온 대표)’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여론조사 검증 특별위원회 활동이나 카톡 검열 등을 추진하면 국민들이 기대하는 수준과는 정반대”라며 “그렇게 대응하면 손해만 보고 실정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입법과 탄핵 독주의 후과도 쏟아져 나올 태세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이 위원장이 되돌아왔다. 남아있는 검사,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등에 대한 탄핵심판마저 기각된다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대행체제에서도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주도한 쟁점 법안 통과가 대거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부담이다. 소리만 요란한 채 성과는 없는 ‘전략 실패’ 책임까지 떠안게 될 상황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이에 대한 이 대표와 민주당의 태도 역시 ‘검증 대상’에 올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내란공범이나 동조자에 대한 수사에 민주당이 ‘속도전’과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과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이유로 오후 재판에 대한 불출석 의사를 밝혀 결국 재판이 종료되면서 ‘조퇴 재판’ 논란이 일었다. 재판 지연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의 변호사들이 검토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역시 지연작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방어권 등 법으로 허용된 권한을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재판을 당당히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재판 지연 전략으로 비칠 행동을 삼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자기 성찰’을 통해 전면적인 전략 수정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의 중진 의원은 “문제, 위기가 발생하면 먼저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를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중도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민주당 안에 있고 이는 강성 지도부와 리더십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지사도 앞의 행사에서 “우리가 성찰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지금 우리가 저들과 무엇이 다른지, 저들과 무엇을 다르게 해나갈 것인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말로만 민생·민주·경제에 집중한다고 외치면 국민들의 마음이 열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우리가 먼저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어떤 정치 상황에서도 독주는 반드시 폐해를 낳는다”며 “국민들이 우리에게 당신들은 집권할 준비가 됐는지 묻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