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사업장 합동 매각설명회…관심 매물에 200건 이상 상담
업권별 6개 상담 부스
PF 정보공개 플랫폼 구축
3월말까지 7.4조원 정리
23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금융권 전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합동 매각설명회 현장에는 관심 매물을 상담하려는 시행사·시공사 관계자 등 투자자들이 몰렸다. 금융회사들이 경·공매를 통해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매물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자리다.
저축은행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금융투자협회 등 5개 협회중앙회 상담 부스와 KB은행 신디케이트론 상담부스 등 6개 부스에서 PF 매물에 대한 상담이 이뤄졌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6개 부스에서는 200건이 넘는 상담이 이뤄졌다. 상담 부스에는 협회 관계자와 함께 매출로 내놓은 PF 사업장의 대주단(대리 금융회사) 직원이 상담을 진행했다. 일부 PF사업장에는 여러 수요자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 물건을 보면서 ‘이게 왜 매각이 안됐지’라며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인 매물이 여러 건”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매각 추진 중인 PF 사업장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공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공매 플랫폼인 온비드에 PF사업장을 매각하기 위해 매물을 올렸다. 하지만 일반 공매물건과 섞여서 PF 투자자들이 투자물건 검색에 어려움을 겪었고, 관심 있는 물건의 세부적인 내용 확인에도 어려움이 컸다.
이번에 마련된 PF 정보공개플랫폼은 PF사업장만 매물로 올라가고 소재지와 사업용도, 사업진행현황 등 사업장 현황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물건의 신탁사와 대리 금융회사 연락처를 공개해서 투자자들이 추가 정보를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정리 추진 중인 경공매 대상 사업장 중 소송 등이 진행 중이거나 신탁사의 경공매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업장을 제외한 195개(3조1000억원) 사업장 정보를 우선 공개했다. 향후 공매 일정이 확정된 사업장들이 매월 추가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은 매물 탐색을 통해 투자검토에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획득하고 금융회사는 매물 노출 기회 증대로 신속한 정리를 통한 건전성 제고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부실 PF사업장 정리·재구조화를 위해 지난해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 PF 경·공매 기준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정리 작업을 본격화해서 9월 1조2000억원, 10월말 2조4000억원(누적)으로 정리 속도를 높였지만 11월말 2조9000억원, 12월 16일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정리 속도가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시 한번 정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를 긴밀히 연결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 조건에 매매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정보공개플랫폼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올해 3월말까지 7조4000억원 규모의 부실 PF 사업장이 정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