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간 긴 설연휴, 사건·사고로 얼룩져

2025-01-31 13:00:07 게재

항공기 화재로 비상탈출

축사붕괴·교통사고 속출

엿새간의 긴 설 연휴 동안 전국 곳곳에서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이륙을 준비하던 여객기에서 불이 나 176명이 비상 탈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고, 폭설로 귀성·귀경길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붕괴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현장감식 가능할까 30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무엇보다 국민들을 놀라게 한 사고는 지난 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여객이 화재 사고였다. 이날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탑승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들이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모두 탈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비행기 전체가 불에 탔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난해 179명이 희생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달만에 발생한 사고여서 더 충격이 컸다.

설 연휴기간 폭설 피해도 상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대설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내린 눈 때문에 충남과 전북 등에서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붕괴 사고가 잇따랐다. 축사 붕괴는 충남에서만 10건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피해 신고는 다음달 2일까지 받기로 한 만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신속하게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구성해 피해현황 파악과 응급복구 지원에 나섰다.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 등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눈길 미끄러짐 사고였다. 지난 28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북 김제시 금구면 호남고속도로 김제나들목 부근에서 관광버스가 화물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기사 등 6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같은 날 오전 8시 39분쯤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서울 방향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고속버스가 갓길 보호벽을 들이받고서 멈춰 선 것을 뒤따르던 SUV 승용차가 추돌하는 2차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고속버스 탑승객 15명 중 8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7일 오후 7시 32분쯤 충남 서산에서 대기업 2곳의 통근버스 차량 9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 버스 운전자와 승객 등 48명이 다쳤다. 같은 날 낮 12시 51분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승용차와 고속버스 2대가 잇따라 추돌, 버스 승객 등 35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경북 상주시 화남면 당진영덕고속도로 화서휴게소 부근에서 32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청주 방향 고속도로가 전면 통제돼 귀성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강원 원주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가현동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원주나들목 인근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9명이 다쳤고, 오후 9시 9분쯤 정선군 사북읍에서는 승용차 등 차량 5대가 눈길에 고립됐다가 40분만에 구조됐다.

이 밖에도 지난 30일에는 경북 칠곡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5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설 당일인 29일에는 오후 11시 29분쯤 울산시 동구 한 다세대주택 1층에서 불이나 5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앞서 오전 11시 35분쯤에는 경남 진주시 한 빌라에서 가스 폭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 20대 거주자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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