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명절보다 매출 20~30% 늘어”
전 주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광명·파주 상인들 “효과 확실”
“설 명절 때 바빴는데 명절 지나서도 손님이 많이 늘었어요. 그것(민생회복지원금) 때문인 것 같아요.”

2일 오후 12시 30분 경기 광명시 광명전통시장에서 닭강정을 판매하는 50대 사장이 밀려드는 손님들의 주문에 분주하게 움직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부분 손님이 지역화폐(광명사랑화폐)로 결제하는 걸 보면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 명절이 지났지만 이날 광명전통시장은 시장을 찾은 고객들로 크게 붐볐다. 먹거리를 파는 가게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곳에서 37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항기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 설에는 연휴가 길고 온누리상품권, 우리농산물 페이백 행사 등이 겹쳐 전통시장 매출이 20~30% 더 늘어난 것 같다”며 “특히 지역화폐 사용률이 대략 40%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광명시가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한 효과”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3일부터 모든 주민(1월 15일 기준 광명시 주민등록 등재자)에게 1인당 10만원씩 광명사랑화폐로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급기한은 3월 31일까지이고 소비기한은 4월 30일로 한정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약 15만여명(54%)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생회복지원금의 효과를 체감하는 것은 전통시장 상인들만이 아니다. 박재철 광명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해 구정, 추석 명절 때 매출을 찾아 비교해보니 제 가게는 17% 매출이 높아졌다”며 “한 젊은 부부가 아이 3명과 가게에 왔길래 지원금 받았냐고 물어봤더니 1인당 10만원씩 50만원을 받아 기분 좋게 잘 썼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큰 마트, 대형유통점에서 (지역화폐를) 못 쓰니까 주변 골목상권 장사하는 분들이 20% 이상 매출이 신장됐다고 자랑하더라”며 “민생회복지원금이 주머니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서민들이 알토란 같은 소비를 있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명시와 더불어 민생회복지원금을 전 주민에게 지급하고 있는 파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파주시는 지난 21일부터 모든 주민에 민생회복생활안정지원금 10만원을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지급대상 51만984명 가운데 34만여명(66.6%)이 신청했다. 지원금은 파주지역 전통시장 및 연매출 12억원 이하 파주페이 가맹점에서 오는 6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파주시내 7개 전통시장 상인들은 오랜만에 명절특수를 누렸다고 입을 모은다.
조규성 파주 금촌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이번 연휴에는 오일장하는 분들도 장날이 아닌데 나와서 장사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시장을 찾아주셨다”며 “파주페이 덕분에 아주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우리 농축산물 페이백 행사에 점포 20곳이 참여했는데 당초 예정된 지원금이 일찍 소진돼 1000만원을 추가로 신청해 받았다”며 “시장 회원들이 뿌듯해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에서는 파주시와 광명시가 설 연휴 전부터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을 시작했다. 이 지역 소상공인들은 “효과가 확실하다”면서도 “지속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재철 회장은 “지역화폐 효과가 있네 없네 하는데 광명시가 이번에 예산 쓴 만큼 효과가 있었는지, 한곳과 안한 곳을 비교해 보여줬으면 한다”며 “지역에 돈이 돌 수 있게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전국적으로 뭔가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와 관련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와 먹고사는 문제”라며 “하루빨리 민생경제를 챙기고 국민 신뢰를 얻는 길은 전 국민 민생안정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