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정치’ 박차 가하는 윤 대통령
용산 참모·국민의힘 지도부도 연쇄 접견
내란재판·탄핵심판 가속화되자 지지층 결집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정치’에 이어 ‘옥중정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핵심판과 내란재판의 속도가 빨라지자 여론전을 강화해 지지층 결집을 가속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일반 접견이 허용된 지난 달 31일 대통령실 참모를 접견한 데 이어 3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접견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했다. ‘개인 차원’으로 선을 그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 데다 옥중정치에 일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변호인단, 접견 인사들을 통해 발신한 옥중 메시지는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지난 달 31일 이뤄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접견에선 윤 대통령은 설 연휴 의료체계에 대해 묻는가 하면 구치소 생활에 대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비서실장은 접견 후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대통령께서 ‘밖에 있을 때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 전에도 설연휴 직전인 24일에는 페이스북에 옥중편지를 올려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고, 연휴 중인 28일에도 변호인단을 통해 “내 일신의 고통보다도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재차 설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일반 접견은 물론 변호인단 접견을 통해 정치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계속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포 전 ‘관저정치’로 지지층 결집 효과를 확인한 윤 대통령이 재차 강성지지층에게 호소하며 장외여론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전략이 과연 내란재판이나 탄핵심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도 멈추지 않는 것은 헌재나 재판부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정당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장외 여론전이 내란재판이나 탄핵심판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도 계속하는 건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이를 부정하고 자신을 믿어줄 지지층을 모으는 데 힘을 쏟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