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과 24시간 내 대화”

2025-02-04 13:00:05 게재

“펜타닐·파나마운하 해결해야” … “EU에 차·농산물 팔기 어려워 관세 필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 나무 인형 ‘마트료시카’가 2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두 나라 정상과 통화를 한 뒤 관세 부과를 한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남은 건 관세 10% 부과가 4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4시간 내에” 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국 정상들과 관세 문제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겠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관세를 부과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누구도 관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멕시코와 훌륭한 대화를 했지만, 우리는 펜타닐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 오는 4일부터 멕시코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25% 관세의 시행을 한 달 유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두차례 통화를 했다. 그는 오전 통화에선 “좋은 대화”를 했다면서도 “캐나다는 우리를 잘 대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뤄진 오후 통화에선 성과가 있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통화 뒤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의 대캐나다 관세가 최소 30일간 유예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펜타닐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파나마 운하에 개입하고 있는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중국 관세는 개시 사격(opening salvo)이었다”며 “우리가 합의(deal)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일부터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10% 관세는 시작일 뿐이고, 중국과 펜타닐 및 파나마 운하 문제 등에 대해 만족할만한 협상을 하지 못하면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파나마 측과 운하 문제에 대해 통화할 계획이라면서 “파나마가 어떤 것들에 동의했지만 난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미국의 조치에 WTO 제소로 맞서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10% 보편관세 부과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진행할 것이고, 상응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푸 대사는 “부당한 관세 인상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는) WTO 규정에 위배된다고 본다”면서 “무역 전쟁에서는 승자가 있을 수 없다. 관세 인상은 미국에도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전적으로 근거가 없는 비난”이라며 “중국은 파나마 운하의 관리와 운영에 전혀 참여한 적이 없으며, 운하 업무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팔기 매우 어려워 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EU가 미국산 농산물을 사지 않는 핑계로 해충제 등 농산물에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품을 문제로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나라가 교역에서 미국을 끔찍하게 대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나라면 지금 당장 모든 국가에 상호(reciprocal)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대선 기간에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관세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많은 국가는 이른바 동맹이라고 불리지만 그들은 우리를 잘 대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되는 국가들이 미국과 “합의(make a deal)를 하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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