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올라온 ‘윤석열 사면론’… 뜨거운 감자 되나
이준석 “여당 주자들, 사면에 대해 입장 밝혀야 할 것”
권영세는 선 긋기 …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 만드는 꼴”
국민의힘 지도부의 윤석열 대통령 접견을 계기로 툭 튀어나온 ‘윤석열 사면론’은 이대로 가라앉을까.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 국면이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사면 이슈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과 손절은커녕 발걸음을 맞추고 있는 현기조가 유지된다면 윤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경선 주자들이 답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 접견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주장에 대해 “사람들은 늘 자기 그릇 크기 정도의 생각밖에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날 권 비대위원장은 물론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 지도부가 윤 대통령을 접견한 데 대한 각종 정치적 해석이 나오자 이를 차단하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권 비대위원장의 선 긋기로 ‘윤석열 사면론’은 일단 가라앉은 모습이다. 그러나 조기 대선 국면에서 다시 한번 부각될 경우엔 간단하게 피해갈 수 없는 쟁점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강성 지지층의 적극적인 지지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을 보라”면서 “국민의힘 대선주자 경선 승리를 위해선 어떤 주자든 강성 지지층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경선룰은 민심(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당심(당원 투표) 50%인데,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어야만 민심이든 당심이든 고른 지지를 얻어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윤 대통령 탄핵과 파면에 반대하고, 결국엔 사면을 원할 가능성이 높은 강성 지지층에게도 주자들이 구애해야 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이준석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커지면 윤 대통령은 (중략) 나를 사면시켜 줄 사람을 지지자들이 밀게 할 것”이라면서 “경선판에 (사면론이) 등장하면 한 사람씩 입장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본선이다. 윤 대통령 사면에 찬성하는 대선주자가 과연 본선에선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이같은 우려가 커진다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본선 경쟁력을 중심으로 주자들을 판단하게 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최근 극심해진 정치적 양극화, 강성 지지층의 세력화 등을 고려하면 실제 대선 판이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불확실하다.
최 소장은 “만에 하나 윤 대통령 사면에 찬성하는 주자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된다면 다시 한번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걸어들어가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