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농협은행 부당대출 3875억원

2025-02-04 13:00:21 게재

금감원, 금품수수 정황 포착 … “지주사, 건전성 관리 부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우리·KB국민·NH농협은행 검사에서 3875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적발했다.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이외에도 KB국민·NH농협은행 영업점에서 브로커 등과 공모한 부당대출이 드러났다. 은행 임직원들이 대출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현장검사를 통해 드러난 부당대출 규모는 우리은행 2334억원, KB국민은행 892억원, NH농협은행 649억원이다.

금감원은 거액 부당대출 사고의 원인을 ‘내부통제 실패’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내부통제를 비용적 요소로만 인식하고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도 순응하는 조직문화로 인해 여신 등 주요 업무영역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지주사인 우리·KB·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그룹 내 신탁사에서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공형 사업장 비중이 높은 신탁사에서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자본비율 산출(보통주자본비율 하락 요인)시 관련 위험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 건전성·리스크 관리 강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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