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헌정 연대·사회 대개혁’ 앞세워 “총구는 밖으로”

2025-02-04 13:00:26 게재

비명계, ‘포용’ ‘사과’ ‘성찰’ 요구하고 ‘대선 패배 책임론’ 추궁

이 대표 “다른 목소리 권장한다”며 “작은 차이 싸움 멈춰야” 강조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까지 ‘헌정 연대’로 묶으려 시도

‘포스트 윤석열’ 염두 외교 안보 경제 등 ‘사회대개혁’ 과제 논의

강력한 조기대선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헌정 연대 구성과 사회대개혁 이슈를 선점하는 등 ‘총구를 밖으로’ 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한다’하면서도 ‘지금은 밖으로 총구를 겨눌 때’라며 이중 메시지를 통해 내부 단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4일 모 친이재명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이나 지난 대선 책임론 등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들이 꺼낼 수 있는 프레임”이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는 모두 대응하기보다는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탄핵심판 인용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라며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 극단과 이단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내부 비판에 대응하기보다는 ‘외부의 적’에 대응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며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함께 이기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장관 등 차기 대선 주자들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포용’ ‘사과’ ‘성찰’ 요구와 이 대표의 대선 패배책임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임 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고 김 전 지사는 지난 2일 “칼의 언어로 대응하고 조롱의 언어로 대처하는 길은 크게 하나되어 이기는 길이 아니다”며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고 크게 하나가 되어야 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줄 때 대선 승리의 첫 걸음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연대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전날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야권·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노선 조율을 위한 협의테이블 원탁 회의 개최를 수용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의 내란종식 원탁회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우리 당의 민주헌정연합 구성 제안과 맥을 같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세력, 극우세력의 헌정파괴에 맞서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SNS를 통해 “진보당은 조국혁신당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제 정당부터 광장의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민주수호세력의 연대는 더욱 커지고 단단해져야 한다. 이를 토대로 내란 종식 이후의 새로운 대한민국, 사회대개혁을 위한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에 앞서 “탄핵 이후 완전히 새로운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당과 시민 사회 단체에 원탁회의 개최를 제안한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원탁회의) 실무협의에서는 명칭과 형식에 대해 모두 열어놓고 전향적으로 들고 논의할 것”이라며 “개혁신당까지 포함한 연대를 할 계획이며 우선 정당으로 출범하되 시민사회와의 연대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사회 대개혁’에도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이미 민주당은 특위를 만들어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두고 외교 안보 경제 산업 등에 대한 대안 모색에 들어갔다. ‘민주헌정연합’에서는 이같은 ‘사회 대개혁’ 문제를 탁자 위에 올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논의 초점을 ‘탄핵 심판’과 ‘정권 교체’로 끌고 가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비명계의 반발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정치적으로 충돌하거나 또 공천 과정에서 떠나간 사람들이 생겨 왔다. 이걸 다시 끌어안고 하나 된 민주당을 만들고 이 힘으로 정권 교체를 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적인 어떤 조치들이 뒷받침 돼야 통합의 진정성 의지의 진정성을 읽을 수가 있고 확인이 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통합에 대한 얘기 다양성에 대한 얘기는 있었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없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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