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에도 계속되는 ‘반탄’ 가짜뉴스

2025-02-04 13:00:30 게재

‘중국인 99명’ 이어 ‘법원난동 기자가담’ 수사

‘판사 화교설’ ‘법원 사탄그림설’ 허위글 난무

내란사태와 탄핵정국을 틈탄 가짜뉴스들이 경찰의 수사를 비웃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서부지방법원 난동에 JTBC 기자가 가담했다’는 허위 주장을 유포한 이들을 JTBC가 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해당 글에 대해 지난달 23일 고소장을 접수하고 이튿날 사건배당 및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기자라고 주장했던 이른바 ‘녹색점퍼남’ 20대 A씨를 체포하면서 허위글 작성·유포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범행 후 도주 중이던 A씨를 전날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서부지법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한 혐의(공동건조물침입, 공용물건손상 등)를 받는다.

당시 촬영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녹색 점퍼를 입은 A씨 추정 인물은 시위대의 서부지법 침입 전 법원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국가가 전복됐는데 왜 우리를 막느냐. 국가를 전복한 ○○들을 잡아 처넣어야 할 것 아니냐”고 외쳤다.

이후 그는 후문 쪽으로 이동했고 법원 당직실 유리창을 깨거나 경찰들에게 소화기를 난사하며 폭력 사태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소화기로 법원 내부 유리문을 파손하려 하거나 보안장치를 훼손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선 A씨가 보수단체 ‘MZ 자유결사대’ 회원이며 다른 시위대와 공모해 난동에 가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원 침입 전 A씨가 다른 이들과 물건을 주고받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신병을 모두 확보한 뒤 실제 공모가 있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12.3 내란’ 사태 당시 선관위에서 중국인 99명이 체포됐고 미군이 이들을 미군 기지로 보냈다는 인터넷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도 지난달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당시 주한미군측은 해당 기사에 대해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선관위가 고발조치를 했다.

경찰이 허위글·가짜뉴스 수사에 잰걸음이지만 계속 새로운 가짜뉴스들이 나타나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인 서정욱 변호사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름부터 수상한 지귀연 판사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자 해당 영상 댓글에는 ‘지 판사가 화교라더라’ ‘이름에 귀자가 들어가면 화교일 확률이 높다’는 등의 주장들이 올라왔다. 반중 정서에 올라타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의도다. 지 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 개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사태 무렵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법원 내부에 전시된 그림 일부와 전시되지 않은 그림들을 짜깁기해 ‘서부지법의 그림들이 기괴하다’ ‘사탄을 숭배한다’는 식의 주장을 퍼뜨리기도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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