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배지 달고 일한다고 ‘위협’
근무자 사진 온라인 공개, 방문 항의도
마트노조, 극우세력 모욕·협박으로 고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버튼을 달고 근무하는 마트 노동자에 대한 위협과 집단괴롭힘이 계속되자 노동조합이 가해자에 대한 고발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명예를 훼손하고 위협한 혐의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에 ‘국민의힘 갤러리’ 일부 이용자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조합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근무복에 ‘윤석열 탄핵’이라고 적힌 버튼(배지)을 달고 근무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을 알게 된 온라인 사이트 ‘국힘 갤러리’ 내의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배지를 달고 있는 마트노조 조합원에게 괴롭힘을 가했다는 것이다.
마트노조는 “이들 세력이 매장 고객센터로 전화해 협박하고, 부정선거 망토를 걸치고 매장을 돌아다니며 탄핵버튼을 착용한 조합원을 찾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얼굴과 이름을 적시해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퍼 나르고, 매장으로 전화해 이름을 대며 찾는 등 도 넘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조합원 당사자들은 극우세력의 이 같은 협박에 심각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사이트에는 ‘고객센터로 신고하자. 그래야 정식조사가 돼 당사자가 징계를 먹는다’는 글이 확인됐다. ‘멸공 마트 빨갱이 척결’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되거나 배지를 달고 근무하는 노동자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마트노조는 고발을 진행하면서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얼굴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를 적용하고 위협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협박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버튼 착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했는데 유독 이번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순한 항의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어 조합원 안전을 위해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도 넘는 위협과 협박에 대해 수사기관에 의뢰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선을 넘는 행동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